방송통신위원회의 새 방통융합 정책으로 통신업계 맞수인 KT와 SK텔레콤의 손익계산서가 엇갈리고 있다. KT가 더 얻은 반면, SK텔레콤은 그만큼을 잃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통위가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밝힌 방통융합정책은 통신업계의 경쟁을 촉진해 요금 인하를 유도하고 투자 활성화를 이끄는 게 핵심이다. 특히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육성과 주파수 재분배를 통한 경쟁 촉진에 힘을 실었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와이브로에 전화번호를 부여해 휴대폰처럼 사용하게 하는 방안과 SK텔레콤이 음성통화용으로 독점해 온 800㎒ 주파수 일부를 2011년 후발 및 신규 사업자들에게 재분배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와이브로에 번호가 부여되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저렴한 요금의 휴대용 인터넷전화(VoIP)를 사용할 수 있다.
와이브로 사업자인 KT는 호기를 맞게 됐다. 와이브로 망이 설치된 수도권에서는 와이브로의 휴대용 인터넷전화로 통화하고, 지방에서는 KTF의 이동통신망에 자동 연결되는 방식이다. KT도 KTF와 별개의 또 다른 이동통신 서비스를 얻는 셈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와이브로뿐만 아니라 주파수 분할 사용 문제까지 얽혀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독점해온 800㎒ 주파수를 후발 및 신규 사업자에게 부여하면 그간 '011 프리미엄 효과'는 사라진다. 방통위는 700~900㎒대의 저주파수를 나눠 제 4의 이동통신 사업자를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SK텔레콤은 이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통사들은 3세대 이동통신 출연금으로 1조3,000억원을 냈지만 KT는 와이브로용으로 1,300억원만 냈다"면서 "와이브로에 음성통화를 허용한다면 형평성 차원에서 KT도 출연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요금이 저렴한 와이브로 음성통화 서비스가 등장하면 이통사들도 요금을 내려서 맞대응 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휴대폰 통화료가 떨어지면 집전화 대신 휴대폰을 사용하게 돼 무조건 KT가 득을 보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신업계에서는 유선전화 가입자의 이탈보다 KT가 와이브로 음성통화로 얻는 이득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향후 통신시장시장에서 특정 사업자에 지나친 특혜가 가지 않도록 방통위는 보다 세심한 정책적 배려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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