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직후 5일간 베트남을 향해 대량의 미사일을 퍼부어 기선을 제압한다. 이어 중-베트남 국경지역인 윈난(雲南)성, 광시(廣西) 좡족 자치구등의 육로와 해상, 공중을 통해 31만의 병력을 투입해 지상전을 개시한다. 베트남 군의 통신과 지휘를 붕괴시키기 위한 통신방해작전과 해상 봉쇄도 병행된다."
이러한 내용의 베트남 침공 계획이 최근 중국 인터넷에 떠돌자 베트남 정부가 주 베트남 중국 대사관 관리를 2차례나 불러 항의하는 외교적 마찰이 발생했다고 홍콩의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5일 보도했다.
최근 사니닷컴 등 중국 주요 포탈 사이트에서 떠도는 31일간의 침공계획은 "베트남은 중국 국경 지역의 주요 위협이며 중국의 부상의 최대 걸림돌"이라며 "베트남을 장악해야 동남아사아를 장악할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구체적인 군 작전 내용을 담은 작전지도도 첨부했다.
이 문건은 중국 군부나 정부쪽에서 흘러나온 것은 아닌 듯하다. 중국 군사평론가 쑹샤오쥔(宋曉軍)은 이 신문에서 "문건은 단기적인 전투로 지역 헤게모니를 얻을 수 있다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이 반영된 아마추어 작품"이라며 "군사적으로도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평했다.
중국 외교부는 베트남의 항의를 받고 "인터넷에 떠도는 주장은 개인이나 소수의 의견을 반영한 것일 뿐 중국 정부의 입장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레 동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일은 양국 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며 이런 일이 재발돼서는 안 된다"며 중국측의 조처를 요구했다.
1979년 중국의 침공을 받아 전쟁을 벌였던 베트남으로서는 이 일을 예삿일로 넘길 수 없을 듯하다. 특히 지난해 양국은 영유권 분쟁 지역인 스프래틀리군도 문제를 두고 반목을 거듭하면서 양국간 정서가 나빠진 상태이다. 여기에 7월 베트남이 다국적기업인 엑손모빌과 함께 스프래틀리군도 인근에서 원유 개발 사업을 하려 하자 중국이 엑손모빌측에 포기압력을 가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칼 타이어 호주 국립대학 교수는 "문제의 문건이 근거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양국 내부의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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