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등과 지분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경영회생책의 하나로 '굿뱅크-배드뱅크'모델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리먼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뉴욕 소식통을 인용해 리먼 측이 1980년대 미국의 금융위기 수습책이었던 배드뱅크를 만들어 320억달러 규모의 상업 모기지와 부동산 관련 부실채권을 분리시킬 구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드뱅크란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이나 채권만 전문적으로 사들여 처리하는 기관을 말한다.
부실채권을 배드뱅크에 넘기면 해당 금융기관은 우량한 채권과 자산만 남아 '굿뱅크'로 전환돼 정상적인 영업이 가능해진다. 요즘에는 분사한다는 의미로 일명 '스핀코'(Spinco)로도 불린다.
보도에 따르면 배드뱅크 설립에 필요한 자본 중 80억달러는 리먼이, 나머지 240억달러는 리먼이 추가로 내거나 외부 차입하는 방식이 모색되고 있다. 배드뱅크가 만들어지면 리먼이 보유한 상업 모기지 채권의 약 80%를 분리시킬 수 있어 리먼은 정상영업이 가능해진다. 배드뱅크의 지분은 기존 리먼의 주주들이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주주들은 향후 미국 모기지 시장이 회복되면 혜택을 입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리먼이 지분 25%를 약 60억달러에 우리나라의 산업은행에 매각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다며, 만일 이 협의가 성공할 경우 이 돈은 대부분 배드뱅크 설립자금으로 사용될 거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리먼과 산업은행의 협상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 리먼은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상대적으로 경영상태가 좋은 자산관리 부문을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 및 칼라일그룹 등의 사모펀드들에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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