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5일 리비아를 방문,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 만나 양국 관계의 완전 정상화와 상호 교류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22년 전 미국이 폭격했던 리비아 국가원수 관저에서 만나 양국 관계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CNN, USA투데이 등 외신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의 상호 교역과 투자 여건 개선을 논의했으며 라이스 장관은 카다피 국가원수에게 반정부 인사 파티 엘 자미 등의 조기 석방을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제 막 시작했지만 양국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매우 잘된 만남”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카다피 원수는 이날 이슬람교도는 금식해야 하는 라마단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라이스 장관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하는 등 극진하게 환대했다. 또 미국 측 남성 참석자들과는 악수했지만 라이스 장관과는 악수 대신 오른손을 자신의 가슴에 얹어 환영 인사를 했다. 무슬림 남성은 모르는 여성과 악수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미국 국무장관이 리비아를 방문한 것은 55년 만이다. 그만큼 뿌리 깊은 적대 관계에 있던 두 나라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완전한 관계 정상화에 들어가면 미국 기업의 리비아 투자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리비아는 석유 매장량이 전세계에서 아홉번째로 많기 때문에 이미 많은 유럽 기업이 진출해있다.
1979년 리비아 주재 대사관 방화 사건이 발생한 뒤 미국과 리비아는 적대관계를 보였다. 이후 2003년 리비아가 핵 프로그램 폐기를 약속했고 이듬해 국교가 정상화했다. 2006년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한 미국은 이 같은 과정을 ‘리비아식 해법’이라 부르며 북한과 이란에 제시하고 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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