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자전거
알림

[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자전거

입력
2008.09.08 06:51
0 0

사람들은 참 용감하다. 그렇게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하는데도, 교통사고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죽는데도, 태연하게 차를 몰고 다닌다. 운전에 자신이 있기도 하겠지만, 음주운전, 졸음운전만 하지 않고 교통법규만 준수하면 아무런 일도 안 일어난다는 믿음 때문에 가능하다. 적어도 한국은 운전하기에는 조건이 매우 잘 갖추어진 나라인 것이다.

하지만 자전거 타기에는 아주 안 좋은 나라다. 오로지 차를 위해 매진해온 수십 년 간의 노력 때문이다. 나는 시골에서 중학 시절 내내 자전거로 통학했다. 변변한 갓길도 없는 지방도를 통과하면서 1년에 최소 열 번은 목숨을 잃을 뻔했다. 사반세기 전 한적한 시골에서도 자전거를 타면 가끔 몹시 위험했는데, 현재 한국의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라니! 조건을 잘 갖춘 소수 도시의 상황을 가지고, 전국민적 자전기타기 캠페인을 펼치는 것은 무책임하다.

시민들이 자전거를 안 타는 이유는, 자전거 타는 게 건강에 좋고 기름을 안 써도 된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타기가 겁나서 안 타는 것이다. 차를 운전하는 것만큼이나 자전거 타기가 겁이 하나도 안 나는 조건부터 갖추어야 한다. 캠페인에 쓸 돈이 있으면 자전거 '빵꾸' 때워주는 출장서비스 연구나 했으면 좋겠다.

소설가 김종광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