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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 " 밥퍼운동 20년, 이름없는 봉사자들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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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 " 밥퍼운동 20년, 이름없는 봉사자들의 힘"

입력
2008.09.0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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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니 발자국마다 은총이었습니다. 누구에게도 아쉬움이 없습니다."

무의탁노인 등 도시 빈민들에게 무료 급식으로 나눔 운동을 실천해온 '밥퍼 목사' 최일도 목사의 다일공동체가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1988년 서울 청량리 뒷골목에서 배고파 쓰러진 노인에게 라면을 끓여준 일을 계기로 시작된 최 목사의 나눔운동은 국내는 물론 미국과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 7개국으로 확산돼 하루 5,000여명에게 무료급식을 하고 있다.

서울과 부산과 목포에는 밥퍼나눔운동본부를 두고 무료 병원인 다일천사병원, 다일치유센터까지 운영하게 됐다. "시작만 제가 했지 이름없는, 아름다운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최 목사는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10일 경기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 다일자연치유센터에서 감사예배를, 이에 앞서 8일에는 장로회신학대학에서 기념 심포지엄을 갖는다. 다일공동체 가족들에게 쓴 편지를 모은 <행복하소서> (위즈덤하우스)란 책도 최근 출간했다.

다일공동체는 소액 기부를 통해 토종 NGO에서 세계적 NGO로 성장했다. 현재 1,000원이나 2,000원씩 내는 밥퍼운동 회원이 1만여명, 전액 무료병원인 다일천사병원을 1구좌에 100만원씩 후원한 회원이 9,000여명, 매월 1만원씩 후원하는 회원이 1만5,000여명에 이르는 등 소액 기부자들이 다일공동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 동안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온 최 목사는 최근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CEO들을 초청해 자선기금을 마련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기부운동을 확산시켜나가는 것이다.

"미국에는 존경받는 부자들이 많지만, 한국에서는 부자를 부러워하기는 하지만 존경하지는 않습니다. 존경받는 부자가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최 목사는 이웃과 함께 나누길 바라는 CEO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20년만의 변화라고 했다.

최 목사는 내년에 다일교회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나 해외의 나눔운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내년 9월 교회창립 20주년 때 담임목사직을 후배 목사에게 물려줄 생각입니다.

아직 50대 초반이라 정년까지 채우면 30년 넘게 담임목사를 하게 되는 것인데 그렇게까지 할 이유도 없고, 20년 동안 한 것만도 너무 감사합니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그는 아프리카 등 오지에서 헌신하고 싶어 조기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 중 해외원조가 가장 적은 나라라는 것은 부끄러운 사실입니다. 아시아, 아프리카의 절대 빈곤지역에 가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면서 사랑나눔 운동을 하고 싶습니다."

최 목사는 지난해부터 주로 가평에서 생활하면서 다일공동체 회원들에게 보내는 '행복편지'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써왔다. 이번에 나온 책은 지난해 부활절부터 1년간 매일 쓴 것이다.

"개인적으로 하나님 앞에 홀로 있는 침묵의 시간이 필요했고, 공동체의 가족들을 직접 만날 시간이 없어 글로 만나는 것입니다. 10년간 해외에서 찾아와 다일공동체의 영성수련을 하고 돌아간 사람만도 6,800여명에 달해 이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최 목사는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기 전에 오는 11월께부터 20년 만에 안식년을 가질 계획이다. "우선 공부를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3개월은 침묵 속에서 기도를 하고, 3개월은 가족들을 위해, 또 3개월은 아프리카의 소외된 이웃들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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