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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태국총리 "국민투표 신임 묻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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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태국총리 "국민투표 신임 묻겠다"

입력
2008.09.0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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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사막 순다라벳 태국 총리가 사퇴를 거부했다. 대신 태국 정부는 총리의 신임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사막 총리는 4일 오전 국영 방송에 출연, 30분간에 걸쳐 대국민 연설을 하면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총리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태국 일간 영자지 더 네이션이 보도했다. 사막 총리는 사임이 임박했다는 태국 언론들의 예상을 깨고 "전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는 야만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나는 법에 의한 통치를 떠받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태국 정부는 총리의 사퇴 불가 연설 직후 비상각료회의를 소집, 시위사태 수습책을 논의한 뒤 국민투표 실시 방침을 발표했다. 솜삭 키엣수라논 태국 문화부장관은 "각료회의에서 사막 총리가 현재로서는 국민투표가 최선의 정국 수습책"이라고 말했다고 더 네이션지가 전했다. 이 국민투표가 실시되면 2007년 신헌법 국민투표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AFP통신 등 외신은 국민투표에서는 사막 총리에 대한 신임 여부와 의회 해산 등을 물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7월 임명된 텟 분야그 태국 외무장관이 3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하는 등 정부 내에서조차 혼란이 일고 있어 국민투표 제안이 정국 수습책이 될지는 미지수이다. 더 네이션은 사막 총리가 텟 장관에게 현재의 정치 위기가 끝날 때까지만 기다려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 당했다고 밝혔다. 아누퐁 파오친다 육군 참모총장이 반정부 시위대 강제해산을 거부한 데 이어 텟 장관마저 임명 2개월 만에 물러나면서 사막 총리의 지도력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도 사막 총리가 사퇴하지 않는 한 정부와 일절 협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로 10일째 정부청사 점거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시위대는 사막 총리가 연설을 하는 동안 "물러가라"고 외치면서 투쟁 결의를 다졌다. 시위대를 이끄는 잠롱 스리무앙 국민민주주의연대(PAD) 공동대표는 "총리가 사임을 거절했기 때문에 더 많은 시위대가 모일 것"이라며 "우리는 빈손으로 정부청사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승리만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 시위대 외에도 상원의원 40명, 교수 300여명, 26개 대학 학생회, 기자협회 등 각계 각층은 성명을 발표해 사막 총리의 사퇴와 의회 해산, 비상사태 해제 등을 요구했다.

태국의 아박여론조사센터가 16개 주 3,083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1%가 비상사태 선포를 지지하며 49%는 반정부 시위대의 정부청사 점거를 반대했다고 더 네이션이 밝혔다.

차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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