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등세에 브레이크가 없다. 8월말부터 나흘 연속 급등세다. 달러 공급 부족, 그리고 수그러지지 않는 시장의 ‘9월 위기설’이 상승 작용을 한 결과다. 외국인들이 보유한 국내 채권의 만기가 집중 도래하는 9일과 10일이 외환시장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50원 급등하면서 1,14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4년 10월7일(1,150.20원) 이후 3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최근 4거래일 동안 상승폭은 무려 66.70원에 달한다.
개장 직후 달러 매수세가 폭주하면서 장중 한때 1,160원에 근접(1,159원)했던 환율은 이후 외환당국 개입으로 1,140원대로 내려섰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모처럼 당국이 20억달러 이상 개입에 나섰지만 속도 조절용으로 추정된다”며 “시장의 환율 상승 기대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3분기 들어 하루 평균 환율 변동률(종가 기준)은 0.54%로 환란 당시인 1998년 3분기(0.84%) 이후 최고치에 달했다. 인도네시아(0.16%ㆍ이하 2분기 기준) 말레이시아(0.33%) 태국(0.27%) 필리핀(0.30%) 싱가포르(0.26%) 대만(0.24%) 등 아시아 주요국 중 변동폭이 가장 크다.
7조원 규모의 외국인 보유채권 만기가 9, 10일에 집중돼 있어 최소 이때까지는 외환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당국의 잇단 진화에도 불구하고 9월 위기설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대부분 채권의 만기일인 10일까지 외환시장이 살얼음판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11일 정책금리 결정도 시장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이날 “환율 정책의 실패 여부는 조금만 길게 봐달라”며 “외국인 보유 채권 만기 도래일 이후엔 위기설이 허구라는 게 확인돼 환율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 10일께 9억~10억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가산금리 2.0%포인트)을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은 다소 안정을 되찾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9.75포인트 오른 1,426.89, 코스닥지수는 8.23포인트 상승한 426.37을 기록했다. 금리도 하락세로 돌아서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전날보다 0.10%포인트 하락(연 5.95%)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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