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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옷'의 동생이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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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옷'의 동생이 이겼다

입력
2008.09.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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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같은 역전 승부가 두 번이나 연달아 나왔다.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쳐버린 언니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고, 믿을 수 없는 승리를 거머쥔 동생은 언니의 얼굴을 차마 쳐다보지 못했다.

US오픈테니스 여자 단식 8강전에서 벌어진 ‘윌리엄스 자매 대결’에서 동생 서리나(세계랭킹 3위)가 언니 비너스(8위ㆍ이상 미국)를 물리치고 4강에 합류했다.

서리나는 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여자단식 8강전에서 비너스를 2-0(7-6 7-6)으로 꺾었다.

지난 윔블던 결승전에서 언니에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서리나는 멋진 설욕전을 펼치며 지난 2002년 이후 6년 만의 US오픈 우승을 노리게 됐다. 또한 상대 전적에서도 서리나가 10승8패(그랜드슬램 6승5패)로 앞서게 됐다.

두 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타이브레이크로 접어들기 전에는 비너스가 두 세트 모두 게임 스코어 5-3으로 앞서가며 승리 일보직전까지 갔었기에 비너스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특히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는 비너스가 6-3까지 앞서다가 7-9로 뒤집히는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이날 경기에서 패한 언니 비너스가 잡았던 세트포인트 찬스는 무려 8번. 그러나 이 중 단 한번의 기회도 살리지 못한 비너스는 어이 없는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베이징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디나라 사피나(7위ㆍ러시아)는 플라비아 페네타(19위ㆍ이탈리아)를 2-0(6-2 6-3)으로 완파하고 서리나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올해 프랑스오픈에서도 단식 준우승을 차지했던 사피나는 2000년 이 대회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했던 친오빠 마라트 사핀(44위)에 이어 남매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남자 단식에서는 세계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마디 피쉬(35위ㆍ미국)를 3-1(3-6 6-1 6-4 6-2)로 꺾고 4강에 진출, 앤디 머레이(6위ㆍ영국)와 맞붙게 됐다.

이전까지 US오픈에서는 8강 진출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던 나달은 처음으로 이 대회 4강까지 오르며 프랑스오픈, 윔블던에 이어 메이저 3개 대회 연속 제패를 노리게 됐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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