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은 나아질 기미가 없고, 세계경제 흐름도 안 좋아진다고 하는데, 기존 가입펀드는 손실이 나있는 상태라 추가로 입금하기가 망설여져요. 요즘 금리가 조금 오른 은행이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에 여유자금을 넣고 마음 편히 있는 게 최고 아니겠어요."
얼마 전 한 고객이 말했다. 일면 맞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 등을 감안한 자산가치 변동에 대해 적절하지 못한 결정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한번 따져보자.
정기예금 금리를 연 7%라 하더라도 세금(15.4%)을 공제하면 실질이자율은 5.9%다. 이번 달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는 5.6%, 생활물가지수는 6.6%나 올랐다. 이에 기초해 물가상승률(5.6%)과 경제성장률(4%)을 계산하면 세후 이자가 9.6%는 돼야 본전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즉 7%짜리 정기예금에 가입하고 받는 이자(5.9%)는 3.7%포인트만큼 자산가치가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온다.
예컨대 3,000만원을 연 7%의 정기예금에 가입했다고 하자. 1년 뒤 세금을 공제하고 177만원의 이자를 받게 돼 3,177만원이 된다. 반면 경제성장률(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자산가치도 높아져야 할 비율) 4%와 세후 이자율(5.9%)을 적용할 경우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은 297만원, 원금과 합하면 3,297만원이 된다. 120만원의 차이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손실을 본 금액인 것이다.
그러므로 주식시장이 불안하다고 이를 전적으로 회피해 대표적 안전자산인 정기예금만을 선택한다면 지금의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 일시적으로 마음은 편할지 모르지만 지금 보유하고 있는 펀드의 손실을 만회하고 이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시장에 대한 예측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고점대비 600포인트(30%)이상 하락한 것은 분명하다. 또 지금이 바닥을 다지는 국면이라고 판단한다면 본인의 투자성향을 감안해 주식관련 자산을 조금씩 늘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된다.
단 주가지수가 바닥권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늘리는 것은 곤란하다. 과다한 비중의 주식형 펀드를 보유한 투자자라면 주가지수 반등을 이용해 비중을 줄이고 안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상품으로 바꾸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를 위해 지금 필요한 것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펀드의 운용방향과 성과를 점검해보고, 거래 금융회사의 전문가에게 향후 전망을 상의한 뒤 내게 맞는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냉정하고 절제된 가운데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주식시장의 공포를 이겨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또 마이너스금리 상황을 극복하고 내가 가진 자산을 유지하고 늘려가기 위해, 투기가 아닌 투자 관점의 자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최영철 한국투자증권 죽전지점 부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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