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나서는 순례를 시작합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문규현 신부와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이 4일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오체투지 순례길에 오른다.
지리산 노고단에서 출발해 계룡산 신원사에 이르기까지 200여km의 거리를 약 두 달간 불교의 오체투지로 절을 하며 순례하는 대장정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계룡산에서 임진각까지 간 후 정부와 협의해 하반기에 북한 묘향산까지 순례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 이 나라의 어려운 현실은 우리의 잘못 때문이므로 이를 성찰하고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열어가기 위해 순례를 하는 것입니다." 순례에 앞서 2일 오전 촛불시위 수배자들이 농성하고 있는 서울 견지동 조계사를 방문한 문규현 신부는 오체투지 순례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2003년 새만금 사업에 반대하며 전북 부안에서 서울까지 310km를 삼보일배를 하며 순례한 문 신부와 수경 스님은 3일 새만금 갯벌을 돌아보며 5년 전을 되새기기도 했다.
이들은 순례를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혼란을 거듭하고 있고 이의 원인인 이명박 대통령의 독단과 독선, 오만이 용납할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우리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생명과 생명간의 평화가 조화로운 세상을 염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체투지는 손과 다리 등 사지와 이마를 땅에 대는 절로 이번 순례는 세 걸음을 걷고 오체투지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루 3~4km씩 진행해 지리산-구례-남원-임실-완주-전주-논산-공주를 거쳐 계룡산에 도착할 계획이다. 일반인도 동참할 수 있다.
이들은 4일 오후 2시 노고단 고개에서 시인 김지하씨, 이현주 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천고제를 지낸 뒤 순례를 떠난다.
남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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