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최소 6조원이 소요되는 하루 18만배럴 생산 규모의 고도화시설을 추가 건설한다. 가격이 낮은 벙커C유에서 고가의 휘발유와 경유를 뽑아낼 수 있는 고도화시설은 '황금알을 낳는 지상유전'으로 불린다.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은 4일 "최근 준공한 울산 고도화시설 옆에 지금보다 3배나 더 큰 고도화시설을 추가로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SK에너지는 3일 울산에서 총 2조원을 투자, 하루 6만배럴의 벙커C유를 처리할 수 있는 제3고도화시설 준공식을 가졌다. 국내 정유업계 사상 최대 규모인 하루 18만배럴 규모가 될 추가 고도화시설엔 최소 6조원 이상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에너지의 계획대로 18만배럴 규모의 고도화시설이 추가 건설되면 연간 10조2,000억원의 원유 도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석유류 제품 수출이 12조원 가량 증가, 총 22조원 이상의 무역수지 개선이 기대된다. SK에너지 측은 "추가 고도화시설 부지는 울산 남구 고사동과 용연동 인근이 될 것"이라며 "다만, 주민 의견 수렴 및 공청회가 남은 만큼 착공 시기는 확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SK에너지는 이미 인천에도 1조5,000억원을 들여 2011년까지 4만배럴 규모의 고도화시설을 건설키로 했다. 결국 앞으로 고도화시설 건설에 최소 7조5,000억원을 투자하는 셈이 된다. 이 경우 16만2,000배럴인 SK에너지의 고도화시설 규모는 38만2,000배럴까지 증가, 고도화 비율이 선진국 수준인 35%로 높아진다.
SK에너지가 고도화시설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이 시설이야말로 환경 개선, 원유 수입 절감, 수출 증대, 일자리 창출의 네 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는데다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녹색성장'과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를 통해 내수 기업 이미지를 벗고 수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SK에너지의 상반기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9%나 급증한 1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28조원)보다는 적지만, LG전자(10조8,000억원)나 현대자동차(10조3,000억원)보다 많은 것이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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