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은 무의미해졌다. 장담하던 마지노선들(1,500 이어 1400)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지표상 악재가 켜켜이 쌓여있지만 이미 반영됐다거나 '설'(說)이란 대다수 분석은 먹히지 않는다.
증권업계가 공포와 불신의 포로가 된 투심(投心) 잡기에 나섰다. 조만간 국내 금융시장이 진정될 텐데 최근의 비이성적인 심리를 안정시키지 않고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몫 한다. 전문가들은 "컴컴한 비관 속에 이성의 등불을 켤 때"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환율 급등 ▦기업실적 둔화 ▦9월 위기설 등 3대 악재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이도한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8월의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는 수출보단 원자재가 주축이 된 수입 증가율 때문"이라며 "유가 등의 하락 효과가 반영되는 9월 이후 수입 증가율은 단계적으로 떨어져 환율 급등도 다소 진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기업실적 둔화가 모든 업종으로 확산되지 않았고 9월 위기설이 촉발한 투매 현상 역시 과거 경험처럼 연기금의 적극적인 순매수로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기점은 외국인 보유채권의 만기가 집중된 10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은 "달러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최종 확인이 되면 불확실성과 불신, 과도한 현금확보 심리가 해빙돼 환율 주가 금리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올림픽 전후 악화했던 중국경제의 반전, 8월부터 고점에 임박했다는 신호를 보내는 물가의 향배도 긍정적이다.
삼성증권은 '9월 위기'보다 '9월 효과'에 주목한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33년간 9월의 평균 등락률이 전체 월별 수익률 중 가장 저조한 반면 10, 11, 12월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좋았다"며 "펀더멘털 요인을 넘어 극도로 악화한 투심과 수급불균형이 최근의 상황을 대변하는 만큼 9월의 약세가 시장진입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정황상' 낙폭 과대에 따른 시장 반등이 임박했다는 건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반전의 모멘텀은 장전되고 있지만 방아쇠를 당길 명분도 필요하다"(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는 점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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