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아나운서가 '지명타자 양준혁'을 호명하자 대구 시민구장은 떠들썩한 응원 구호로 술렁거렸다. 1점차 역전을 허용한 6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양준혁(39ㆍ삼성)은 여전히 대구 야구팬들의 영원한 영웅이었다.
KIA 벤치는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이범석을 마운드에 올렸다. 전날에도 1점차 리드 상황에서 중간계투로 등판, 승리를 지켜낸 KIA의 '믿을맨'이었다.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이 이어졌다. 그리고 회심의 6구째, 140km짜리 슬라이더가 날아들었다. 양준혁은 볼이 한복판으로 높게 들어오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양준혁의 배트에 맞은 볼은 125m를 날아가 대구 구장 한복판 펜스를 유유히 넘어갔다.
삼성이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6회말 터진 양준혁의 결정적인 역전 2점홈런을 앞세워 6-5 재역전승을 거뒀다. 5위 삼성은 이날 승리로 6위 KIA를 다시 3게임차로 따돌렸다.
양준혁은 지난 8월28일 히어로즈전 이후 1주일 만에 홈런을 추가하며 올시즌 8호째 홈런을 기록했다. 이로써 양준혁은 개인 통산 홈런 개수를 339개로 늘리며 장종훈(한화 코치)의 개인 통산 최다 홈런(340개)에 1개 차로 다가섰다.
이로써 개인 통산 최다안타(2,186개) 타점(1,319개) 득점(1,232개) 4사구(1,273개ㆍ이상 4일 현재) 등 각종 부문에서 프로야구 통산 1위를 달리고 있는 양준혁은 홈런에서도 최다 신기록 작성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이날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친 양준혁은 8월 이후 무려 4할1푼7리의 맹타를 휘두르며 타율을 2할7푼대(0.273)까지 끌어올렸다. 양준혁은 "홈런 신기록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물론 기록을 반드시 달성하고 싶지만, 매 경기 열심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기록은 나올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양준혁은 이어 "무엇보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범석을 상대로 역전 홈런을 쳐서 팀이 승리했다는 점이 기쁘다. 고참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반드시 4강에 올라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전날 연승 행진이 11경기에서 끝난 롯데가 LG를 11-9로 꺾고 4강 진출을 위한 잰걸음을 이어갔다. 인천에서는 단독 선두 SK가 히어로즈에 5-1 역전승을 거두고 4연승을 달렸다.
대구=허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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