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등 재계 수장들이 증시폭락, 외환 위기설이 나도는 가운데 2일 머리를 맞댔다.
여의도 63빌딩 한 식당에서 열린 이날 회동은 예정보다 30분이나 길어져 1시간30분여 간 진행됐다. 재계 대표들은 전날 나온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여전히 규제 완화가 부족하다"며 요구사항부터 쏟아냈다. 이에 여당 지도부는 규제 완화를 다짐하면서도 재계의 투자를 거듭 촉구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18대 국회가 기업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혁해 글로벌 스탠다드로 선진화하는 역할을 해 줬으면 한다"고 인사말을 시작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기업 투자가 미흡하다는 말도 있지만 600개 기업이 올 상반기 45조원을 투자했고 이는 전년대비 17% 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희태 대표는 "오늘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은 제발 어려운 경제를 살려달라고 호소 드리러 온 것"이라며 "여러 가지 어렵고 힘들겠지만 칼자루를 쥔 여러분들이 제발 투자를 좀 해 달라. 불황기야말로 투자의 최적기 아니냐"고 호소했다.
이어 재계 대표들이 돌아가며 요구사항을 쏟아냈다. 손길승 상공회의소 회장은 세제 개편안과 관련, 기업의 업무용 토지에 대한 종부세 경감, 대주주에 대해서는 상속세 할증 과세 폐지를 요구했다. 그는 또 "의원 입법인 경우 새로운 규제가 되는 것을 막을 장치가 없다. 국회가 신경 써달라"고 했다.
이수영 경영자총연합회장은 노사관계를 거론하며 "외국인들이 '한국 노사문화는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한다"며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복수노조 문제 등이 아직 완벽하게 해결이 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재계가 경제 살리기를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해달라"며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 규제개혁에 대해 강도 높은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임 의장은 또 "고질적인 병폐인 불법적인 집단시위, '떼법'에 대한 관행을 근본적으로 시정하기 위해 법제도를 보완하겠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은 당에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야당을) 설득해 비준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회동엔 한나라당에서 박 대표를 비롯, 임 의장, 최경환 수석 정조위원장, 김기현 제4정조위원장 등이 참석했고, 재계에선 조 회장, 손경식 상의 회장, 이수영 경총 회장, 유창무 무협 부회장, 장지종 중기중앙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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