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 아닐까."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의 사퇴를 바라보는 중국의 심정은 이렇듯 조심스럽고도 당혹스럽다. 최근 2년간 중일 관계에 공을 들였던 터라, 후쿠다 총리 퇴진 이후 두 나라 관계의 후퇴에 대비하면서 일본 정국을 주시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후쿠다 총리의 사퇴 배경과 일본 언론의 반응 등 여러 측면의 기사를 2일 내보냈다. 차기 총리 후보에 관한 기사도 곁들였는데 이는 외국의 수반이 누가될 지에 대한 관측 기사를 좀처럼 싣지 않던 그간의 태도와 확연히 구분된다.
특히 반관영 통신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은 "누가 차기 총리가 될지 모르겠지만 중일 관계에 관한 한 후쿠다 총리 보다 더 좋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진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후쿠다 총리가 중일간의 전략적 호혜관계를 발전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후쿠다 총리 시절 중일 관계는 밀월 관계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다. 원자바오(溫家寶)총리는 물론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까지 방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 당시 껄끄러웠던 관계를 완전 청산했다.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 합의 등 가시적인 성과도 많이 냈다.
올해 5월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10년 만에 후진타오 주석이 일본을 방문할 당시 중국 언론은 이를'따뜻한 봄날 나들이'(난춘지려ㆍ暖春之旅)로 규정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반일 정서가 강한 중국의 민심을 반대 쪽으로 돌려 놓을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
중국 정부는 후쿠다 총리가 퇴진한 이후에도 그간 닦은 중일 관계의 기본 틀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위 대변인이 향후 중일 관계에 대해 "양국 관계의 발전은 양국 국익에 부합한다"며 "중국은 일본이 앞으로도 공동 노력을 통해 중일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차기 총리로 유력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간사장 등 자민당 내 유력 주자들이 후쿠다 총리의 아시아 중시 외교에 공감한데다 야당인 민주당도 중일 관계를 중시한다고 판단하는 눈치다. 하지만 이 달 하순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연기되는 등의 유동적인 상황에 대비, 긴장은 늦추지 않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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