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해인 1591년 제작된 국내 첫 팔각형 총통(銃筒ㆍ사진)이 발견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일 청계천 복원 공사 중 수습한 오간수문(五間水門) 철책 부재 100여점을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서 '만력 19년(1591년) 3월'에 제작했다는 명문이 새겨진 국내 최초 팔각형 형태의 '만력19년명별총통'을 찾았다고 밝혔다. 승자총통(勝字銃筒) 등 그 동안 발견된 국내 총통은 모두 원형으로, 각이 진 총통은 처음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청동으로 된 이 총통은 임진왜란 발발 직전에 제작된 것으로, 지금까지 전혀 알려진 바가 없는 새로운 형태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18개월간의 보존 처리 결과, 이 총통은 약실(화약을 넣는 곳)에 가늠쇠 1개가 달려 있고 아래 총신 끝 부분에는 나무자루에 끼워 고정시키는 거치대 1개가 있다. 일부가 파손된 총통은 길이가 약 74.2㎝로, 명문 내용과 현재 크기를 고려했을 때 제작 당시 원래 크기는 약 120㎝였을 것으로 박물관은 추정했다.
이 총통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해 박물관 측은 "총신이 길어지고 약실이 넓어짐에 따라 강력해진 폭발력으로부터 총신을 보호하고자 팔각형의 단면을 선택했다는 점"이라며 "현재까지 국내에서 출토되거나 실물로 남아 있는 총통들 가운데 유일하게 단면이 팔각형으로 제조돼 향후 조선 중기 화기기술 발달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물관은 30일까지 1층 로비에 총통을 전시한다.
김종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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