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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촉 천민 상류층 진입… 인도 '카스트 제도' 균열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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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촉 천민 상류층 진입… 인도 '카스트 제도' 균열 조짐

입력
2008.09.02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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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영자신문 기자 찬드라 반 프라사드라는 자신의 정확한 나이를 모른다. 달릿(불가촉천민) 출신이어서 출생일이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자신을 40대 후반으로 추정할 뿐이다. 인도에는 그와 같은 달릿이 2억명을 넘는다. 그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으며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은 프라사드라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경제 발전으로 인도의 카스트제도에 조금씩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라사드라는 젊은 시절 무력으로 계급혁명을 이루려 했던 마오이스트 운동가였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개혁과 교육의 힘으로 신분제도를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자신의 생각을 고향인 인도 북부의 아잠자르에서 전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그곳 주민에게 가축을 키우는 대신 아이 교육에 투자하라고 설교한다. 가축을 기르는 것이 아이의 노동력을 착취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프라사드라는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재정 지원을 받아 1991년 이뤄진 인도의 경제자유화가 카스트제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비록 사회적 편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경제자유화로 인해 지난 17년간 달릿들이 배고픔과 치욕에서 많이 벗어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달릿은 예전에 상위계급 지주를 '바부-사브(주인님)'라고 불러야 했지만 요즘은 '브라더(brother)'나 '엉클(uncle)'로 부르는 것이 허용된다. 차를 타고 결혼식장에 참석하는 것도 전에는 허용되지 않았지만 요즘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그러나 프라사드라의 연구 결과와 다른 사례는 여전히 많다. 경제자유화가 크게 진전됐지만 삶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달릿이 여전히 매우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도 전체의 계급제도가 변하고 있다고 일반화하기는 이르다. 그렇지만 프라사드라는 "경제발전이 앞으로 50년 안에 카스트제도를 무력화할 것"이라고 변화를 낙관했다.

차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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