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상품은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각광 받는 투자 대상이다. 항상 원금 손실 위험을 안고 있는 주식형 펀드와 달리 안정적으로 10% 이상 고수익을 올릴 수 있어 재테크를 위한 대안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름이 비슷하다고 다 같은 주가연계상품이 아니다. 상품 종류에 따라 수익률에 커다란 편차가 있다.
29일 본보가 올해 들어 상환된 주가연계상품의 수익률(연 환산)을 분석한 결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만들어 판매하는 주가연계증권(ELS)과 주가연계펀드(ELF)가 평균 12%대의 높은 수익률을 보인 반면 은행이 판매하는 주가연계예금(ELD)은 4% 수익률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세 가지 주가연계상품 중 ELD의 수익률이 낮은 것은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올해 들어서는 특히 주가 급락의 영향으로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못한 결과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외환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이 지난해 발행해 올해 상환된 58개 ELD 중 79.3%가 수익률 6% 미만이었다. 6~9% 미만은 7개, 9~12% 미만은 5개였고 최종 수익률이 12%를 넘은 상품은 하나도 없었다. 대부분 은행들이 창구에서 ELD를 판매할 때 15~20%에 이르는 '최고 수익률'을 내세우는 점을 고려하면 고객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것이다.
반면 삼성ㆍ대우ㆍ현대ㆍ동양종금ㆍ한국ㆍ대신ㆍ미래에셋ㆍ한화증권 등 8개 증권사가 발행해 올해 상환된 383개 ELS 중 67.6%인 259개가 12%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올해 상환된 343개의 ELF 중 67.0%인 230개가 역시 12% 이상 수익을 거뒀다. 정기예금 금리에 못 미치는 6% 미만 수익률을 낸 ELS와 ELF는 열 개 중 한 개 꼴에 불과했다.
단 원금보장 측면에서는 ELD가 우월해 원금까지 까먹은 것은 없었다. 그러나 ELS는 11개(2.0%), ELF는 12개(3.5%) 상품에서 원금 손실이 났고, 아예 반토막이 난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주식시장에서 '바닥론'이 솔솔 나오면서 은행들이 앞 다퉈 ELD를 판매하는 상황이어서 주목할 만하다. 이달 들어 은행들은 주가 상승에 따라 최고 10%대 고수익을 누릴 수 있고 7%대 특판 정기예금 가입도 할 수 있는 '끼워팔기'형 ELD를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500선 아래까지 떨어지면서 만기인 6개월 혹은 1년 안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ELD의 구조상 기준지수가 많이 상승할 경우 금리가 고정돼 버리는 형태가 많아 주식시장이 반등하면 무조건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지수 상승에 따라 최고 18% 금리를 주는 ELD 상품이라도 기준지수가 20% 이상 상승하면 5% 금리로 고정돼 버리는 옵션이 있다면 7% 특판예금과 함께 가입하더라도 최종 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에 못 미칠 수 있다. '최고 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각종 옵션과 기준지수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ELD는 '예금'이므로 원금보장 조건을 필수적으로 넣기 때문에 ELS나 ELF에 비해 최종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10%대 고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원금 손실 없이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 출시되는 ELD는 주가가 크게 상승할 경우 7%대 수익률로 고정되는 상품이 많은데, 이런 상품과 7%대 특판 정기예금을 함께 가입한다면 올해 상환된 ELD처럼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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