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영어사용 의무화 방침에 대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계 메리 정 하야시(한국명 정미경ㆍ민주) 캘리포니아주 하원 의원은 29일(이하 한국시간) LPGA의 영어사용 조치를 비판하면서 시행을 막기 위한 입법 추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경주(38)를 비롯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하야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도자료를 통해 "성별 또는 인종과 관련된 스포츠의 역사적 과제가 연상된다"면서 "다른 어떤 프로스포츠 협회도 이런 방침을 갖고 있지는 않다.
스포츠 측면이나 국가적으로도 나쁜 일이며 협회측은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헌법과 법률상 차별금지에 위배된다면서 주의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와 시행을 무산시킬 수 있는 법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AP통신도 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경주와 아르헨티나 출신의 앙헬 카브레라 등의 말을 인용하면서 LPGA투어 방침을 비판했다.
지난 2000년 PGA투어에 데뷔한 최경주는 "당시 도로 안내 표지판을 읽지 못해 가끔 골프장을 찾아가지 못한 적이 있는 등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그때 PGA투어에 영어사용 의무화 정책이 실시됐다면 아마 나는 한국으로 돌아 가야 했을 것이다"고 밝혔다.
최경주는 또 "영어를 잘 하면 선수생활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영어를 못하면 대회 출전을 금지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작년 US오픈에서 우승한 뒤 스페인어로 인터뷰를 했던 카브레라는 "골프를 하면서 영어를 잘 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올시즌 2승을 거둔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그들이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출전을 정지시킬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LPGA측 마이크 스캔런 대변인은 "효과적인 영어 커뮤니케이션은 LPGA 사업과 선수들의 성공을 위해 아주 중요하다"면서 "이 조치는 한국인 뿐 아니라 협회 소속 모든 선수들에게 적용된다"고 강행입장을 밝혔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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