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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그루지야 사태는 美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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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그루지야 사태는 美 음모"

입력
2008.09.0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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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28일 그루지야 사태는 미국이 대통령 후보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꾸며낸 음모라고 주장했다.

푸틴 총리는 흑해 북동부의 휴양도시 소치에서 28일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그루지야를 부추겨 남오세티아 자치공화국을 공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 국방부는 미국 국적인들이 전쟁에 직접 관여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이는 냉전시대 하에서도 일어나지 않던 일"이라고 미국을 몰아붙였다.

푸틴 총리는 그루지야 사태의 배경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의 계산이 놓여 있다고 말했지만, 버락 오바마와 존 매케인 후보 중 누구를 위한 음모인지는 정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29일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매케인 후보는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연락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이며 매케인 캠프의 외교고문인 랜디 슈네먼은 그루지야 정부의 로비스트로 일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푸틴 총리의 주장에 백악관은 즉각 반발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터무니 없는 논리"라고 일축했다. 로버트 우드 미 국무부 부대변인 역시 "이 위기의 책임은 명백히 러시아에 있으며 세계는 러시아의 행동에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CNN은 밝혔다.

공격을 위해 러시아가 먼저 그루지야를 자극했다는 서방 세계의 주장에 대해 푸틴은 "남오세티아에 파견된 평화유지군 십 수명이 목숨을 잃은 후 역공격 말고는 대안이 없었다"고 방어적 목적임을 주장했다. 그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도중 그루지야의 남오세티아 공격 소식을 듣고는 같은 자리에 있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미 정부가 그루지야의 위기를 막기 위한 사전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루지야 사태에 있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으려는 러시아의 소망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28일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폐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도 러시아는 중국을 포함한 회원국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푸틴 총리는 28일 닭, 칠면조, 오리 등 러시아에 가금류 고기를 판매하는 19개 미국 업체에 대한 수출 금지안을 발표했다. 푸틴 총리는 CNN에 "이번 조치는 그루지야 전쟁과 관계가 없다"고 밝혔으나 미국측은 이를 보복성 제재로 해석하고 있다. 다음달 1일 유럽연합(EU)은 긴급 정상회담을 열고 러시아 제재 방안을 논의하며 딕 체니 미 부통령은 2일 지지를 표명하기 위해 그루지야를 방문한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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