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가 30여년에 걸친 식민지배의 보상금으로 향후 25년간 50억 달러를 리비아에 지급키로 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무아마르 가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가 8월 30일 리비아 벵가지에서 회담하고 이 같은 내용의 식민지배 보상 협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아프리카 국가가 식민지배에 대한 보상을 받는 첫 사례라면서, 이번 협정을 계기로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도 과거 식민지배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조인식은 이탈리아가 1911~43년 식민지배 당시 총독부 본부로 사용한 벵가지의 궁에서 열렸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 자리에서 "오랜 식민지배 기간에 발생한 일과 그로 인해 리비아의 많은 가족이 겪은 고통에 대해 사과할 의무를 느낀다"고 말했다. 가다피 최고 지도자는 "이탈리아가 식민지배 기간에 저지른 살인, 파괴, 억압에 대해 사과했다"며 "이제 두 나라는 미래를 향한 협력과 동반자 관계를 열게 됐다"고 선언했다.
보상금은 리비아를 관통, 서쪽 튀니지와 동쪽 이집트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 등 인프라 구축 비용과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를 위해 싸운 군인들에 대한 연금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탈리아는 식민지배 당시 리비아에 매설한 지뢰를 제거하고 키레네 마을에서 약탈, 로마로 가져간 머리 없는 고대 비너스 상도 돌려주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대신 이번 협정을 발판으로 리비아의 원유개발 프로젝트 참여 등의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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