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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바마 후보 등장에 담긴 미국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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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바마 후보 등장에 담긴 미국의 변화

입력
2008.08.2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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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상원의원이 11월 실시되는 미 대통령선거의 민주당 후보로 정식 지명됐다.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에 흑인이 지명된 것은 처음이다. 오바마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흑인으로서 대선후보가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미국 역사는 달라지게 됐다. 다인종 국가인 미국이 진정으로 백인우월주의를 극복하고 인종 차별에서 벗어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도 의미심장하다.

27일(현지 시간) 콜로라도주 덴버 민주당 전당대회장의 후보지명 행사는 감동과 열광의 도가니였다. 경선에서 아쉽게 패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확실하게 오바마 후보 지지를 선언함으로써 일부의 우려를 깨고 경선 승복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도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이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해 감동을 준 바 있지만, 정당정치 선진국의 성숙한 승복 문화는 본받을 만하다.

미국인들이 무명 정치인에 가까웠던 오바마를 양대 정당의 한 축인 민주당 대선후보로 불러낸 것은 그의 출중한 자질도 자질이지만 변화에 대한 강력한 갈망의 표현이라고 봐야 한다. 오바마는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미 국민들에게 호소해 경륜을 앞세운 힐러리에 승리할 수 있었다.

미국 내부는 말할 것도 없고 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전 세계가 오바마를 주목하는 것도 미국의 변화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정부 8년 동안 세계를 질리게 했던 일방주의 대신 진정한 국제협력시대를 이끌 리더십의 가능성을 그에게서 엿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메케인 후보의 상승세가 뚜렷하고 오바마 후보의 지지도는 정체하거나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의 최종 선택을 미리 점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누가 승리하든 미국 사회가 이번 대선을 기점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되고 그에 따라 대외정책도 큰 폭으로 달라지리라는 점이다. 당연히 미국의 한반도 정책도 많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가 미국 대선 추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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