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충남 천안 지식경제부 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연찬회의 목적은 선명했다. 청와대가 펼치기 시작한 강공 드라이브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당 의원들의 행동을 통일하자는 것이었다. 당 지도부가 설정한 방향의 지향점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만들어진 좌편향 법안과 정책의 대대적 정비’로 요약됐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18대 국회 초반 우리가 할 일은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법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라며“포퓰리즘적 법안, 좌편향 정책을 담은 법령, 반(反) 시장ㆍ반 기업적 법령을 9월 국회에서 정비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국민이 한나라당에 정권을 준 의미는 경제를 살리라는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제 나라를 반듯하게 만들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9월 국회의 6대 과제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의 조속한 해결 ▦공기업 개혁 박차 ▦감세 정책과 조세 개혁 ▦규제 개혁과 철폐 ▦서민 경제와 복지 향상 등을 제시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4대 중점 추진 정책을 소개했다. ▦민생 고통 해소를 위한 법인세 소득세 등 감세 ▦투자 활성화를 위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기업 규제 개혁 ▦큰 시장 확보를 위한 한미 FTA 비준안 및 관련 법안 처리 ▦공정 사회 질서 확립 위해 ‘떼법’을 뜯어 고치겠다는 내용들이다. 그는 특히 “양벌 규정 등 과도한 기업 규제와 처벌 조항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426개의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도 “(과반 의석을 가진 여당으로서) 자신감을 갖고 경제 국회를 잘 이끌어 달라”며 “이승엽 선수 같은 국민 스타가 많이 배출되는 당, 국민 정당이라는 칭송을 받는 당이 되도록 하자”고 의원들을 독려했다.
의원들의 기강을 다잡으려는 지도부의 의지는 이날 연찬회 일정과 분위기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각 정조위원장들도 잇달아 연단에 올라 정기국회 입법 추진 내용을 설명하며 목표 관철 의지를 내비쳤다. 17대 국회 당시 시민단체들이 ‘우수 국정감사 의원’으로 뽑은 진수희, 김성조 의원은 국정감사 노하우를 코치하는 강의를 선보이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오늘은 초선 의원들을 교육하는 날”이라며 한껏 분위기를 띄웠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연찬회의 휴식 시간은 오후 7시 만찬 때까지 30분 가량이 전부였다. 박근혜 전 대표와 외국을 방문 중인 의원 등 30여명의 의원들이 불참했지만 이날 참석한 의원 140여명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강의 내용을 일일이 받아 적는 등 열정을 보였다. 정기국회를 앞둔 결전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각 상임위별로 진행된 분임토론 시간에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졌다. 과거에는 분임 토의 때 지도부를 겨냥한 비판 발언이 나오거나 계파 간 이견이 많이 표출되기도 했으나 이날은 달랐다. “야당이 정기국회 입법에서 이념 공세로 나올 가능성이 많으니 적극적으로 논리를 개발해서 대응해야 한다”(정무위 토론장), “10년 획일 평등 교육으로 경쟁력을 상실한 교육을 자율과 경쟁을 통해 거듭날 수 있도록 하자”(교육과학기술위 토론장) 등 지도부 지침을 따르는 의원들의 다짐성 발언이 이어졌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연찬회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일본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의 ‘독도는 한국 땅’이란 요지의 특강을 곁들여 독도 수호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천안=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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