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 들어간 나라는 다 못 산다” “스님들은 쓸데없는 짓말고 빨리 예수를 믿어라.” TV프로그램에 나와 사회봉사와 이웃사랑을 강조해온 한 ‘스타’ 목사가 최근 어느 설교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는 6개월 전에도 ‘CBS 파워특강’ 에서 불교를 비하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의 이런 행동을 개인의 잘못된 종교관과 독선으로 무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유난히 잦은 불교에 대한 폄하와 기독교 우월주의적 사건들을 떠올리면 그렇게 넘어가지지 않는다.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사회에 번져 있는 종교편견과 편향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이러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였다. 기독교는 석가탄신일을, 불교는 성탄일을 축하하며 종교계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이었다. 사회 갈등을 치유하고, 화합을 위해 마음을 합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모습은 가려진 채 지금은 오직 ‘내 종교’를 주장하는 모습만 두드러진다.
두 말할 필요 없이 그 책임은 유난히 특정 종교에 편향된 듯한 오해를 불러일으킨 이명박 정부에 있다. 정부기관과 공직자들이 정치와 종교의 분리원칙을 망각하고 기독교를 찬양하고, 타 종교를 무시하는 언행을 일삼았으니 그 분위기가 성직자나 신자들에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불교계가 참지 못해 27일 대규모 집회를 개최키로 하고, 정부측의 사과가 미흡하다며 경찰청장 해임과 법 개정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은 ‘사건’ 그 자체도 자체지만 여러 우려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공직자의 종교편향 언동을 금하는 25일 대통령의 특별지시와 26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제도개선안 마련과 재발방지 약속이 그것을 불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정부부터 정교분리의 확고한 실천의지를 가져야 한다.
성직자와 신자들도 유 장관의 당부처럼 타 종교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내 종교가 소중하면 남의 종교도 당연히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한다. 그런 마음이라야 진정한 종교의 자유를 실현하고, ‘이웃 사랑’과 ‘자비’를 펼 수 있다.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