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26일 북한의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 중단은 “굉장히 우려할만한 일”이라며 북한이 먼저 핵 신고 검증체제에 합의해야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AP, AFP 통신이 전했다.
토니 프레토 백악관 대변인은 26일 “북한이 먼저 핵 신고 내역 검증 체제에 합의, 약속을 이행한 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할 것”이라고 거듭 역설했다. 북한의 핵시설 불능화 조치에 ‘선(先) 핵검증 합의 후(後)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강공책을 택해 북한에 대한 양보불가 의지를 분명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미국 내 대북 강경파의 반발을 무릅쓰고 6월 26일 북한의 핵 신고를 받아들여 북한에 대한 적성국 교역법 적용 폐지와 테러지원국 지정해제 절차를 시작했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이 제시한 검증체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북 핵 문제는 교착 상태를 맞고 있다. 게다가 부시 정부의 임기가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시간을 끌 경우 영변 핵시설 불능화 문제는 차기 정권으로 넘어갈 상황이다. 로버트 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AP통신에 “북한의 행동은 일시적인 것일 뿐”이라고 밝혔으나 그 의미에 대한 정확한 언급은 피했다.
미 정부의 강경 대응은 북한이 당장 원래대로 핵 시설을 복구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6자 회담에서 합의한 영변 핵 시설 불능화 조치 11개 가운데 8개를 완료했으며 이미 냉각탑마저 폭파했다. 폐연료봉 인출도 60% 가량 마친 상태다. 영변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감시ㆍ진행하는 미 국무부와 에너지부 관리들은 여전히 영변에 머물며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미 국무부측은 밝혔다.
정부는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 중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 합의에 따라 10월 말까지 완료하기로 한 대북 경제ㆍ에너지 지원을 계속하기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27일 “북한의 조치에 맞대응하면서 과민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북한에 대한 설비, 자재 지원을 당장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상황을 좀더 지켜볼 것”이라며 “향후 대처 방안에 대해 미국 일본 등 관련국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