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성향의 변호사 출신인 김종훈(51ㆍ사시23회) 대법원장 비서실장(차관급)이 2년 8개월 만에 사임한다. 김 실장은 이용훈 대법원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법원 개혁에 깊숙히 관여했던 인물이어서, 김 실장 사임 이후 보여줄 이 대법원장과 대법원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대법원은 25일 김 실장의 사퇴 의사를 받아들여 9월 1일자로 의원 면직키로 하고, 강일원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이 비서실장을 겸임토록 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장기간 비서실장직을 맡아와 이제 쉬고 싶다"는 뜻을 이 대법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의 사임은 그 갑작스러움 때문에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이 대법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관례를 깨고 외부에서 김 실장을 전격 발탁한 뒤 공판중심주의 등 사법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 최측근 참모로 활용해 왔다. 이 때문에 법원 주변에서는 김 실장의 사임으로 그동안 대법원이 추진해왔던 개혁 드라이브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달리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된 이 대법원장이 이명박 정부에 유화적인 입장으로 돌아서 개혁의 속도를 늦추자 김 실장이 자진 사퇴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 인사는 "최근 법원이 대통령 기록물이나 광고중단 운동 수사 등과 같은 정치적 사안과 관련해 검찰 편을 드는 상황에서 김 실장이 자신의 역할을 찾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판사 시절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박시환 대법관 등과 함께 소장판사 모임인'우리법 연구회'를 만들고, 사법부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낸 대표적인 개혁 성향 법조인이다.
이 대법원장은 1993년 김 실장이 서부지원 판사로 근무할 당시 서부지원장을 지내며 소장 판사들의 목소리를 법원 수뇌부에 전달했던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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