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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천장이 뚫렸다/ 16원 폭등 1달러=1078.9원…3년 9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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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천장이 뚫렸다/ 16원 폭등 1달러=1078.9원…3년 9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입력
2008.08.2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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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에 천정이 뚫렸다. 지난 주 1,050원과 1,060원을 차례로 무너뜨린 원ㆍ달러 환율은 걷잡을 수 없는 ‘쏠림 파도’를 타고 25일 단숨에 1,080원까지 근접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1,100원선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대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16.4원이나 뛰어올라 1,078.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3년9개월만에 최고치. 환율은 3일만에 30원 가까이 오르는 폭등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외환시장에는 온통 달러를 사려는 수요, 즉 환율상승요인만 가득하다고 전한다. 세계적인 달러강세를 바탕으로, 무역수지 적자, 주식 매도분을 본국에 송금하려는 외국인, 서둘러 수입결제대금(달러)을 확보하려는 정유사 등 ‘사자’세력만 득세하고 있는 상황이다. A은행 딜러는 “지난달처럼 투기세력이 개입된 쏠림은 아니지만 당국의 개입이 미미한 상황에서 지금은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오로지 상승 일방향으로만 쏠려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그러나 좀처럼 움직이질 않고 있다. 이날도 장 막판 ‘종가관리’차원에서 7억 달러 정도의 매도개입이 있었지만, 날개 단 환율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당국은 전반적 수급여건으로 볼 때 환율상승을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분위기다. 과도한 상승속도를 걱정스럽게 주시하고는 있지만,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시장개입에 대해 비판여론이 높아진 상황에서 쉽게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하락으로 물가관리에 좀 여유가 생긴 점도 당국의 태도를 바꾸게 한 요인이다.

당국이 마지노선 바리케이드를 없앤 이상, 환율은 당분간 더 오를 전망이다. B은행 딜러는 “이번 주 안에 1,100원선 돌파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위기설이 돌고 있는 리먼브라더스 등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문제가 글로벌 신용위기를 악화시키면 세계적 달러 유동성 경색 현상이 질 수 있고, 국내 투자한 외국인들의 연쇄이탈이 이어져 자칫 9월이 환율 상승의 최정점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정부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외국인 채권회수 등을 불러올 글로벌 신용경색은 국내에서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환율이 1,100원선을 넘는다면 1,140원선까지도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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