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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개방적 자유주의로 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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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개방적 자유주의로 나가야

입력
2008.08.24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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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은 유난히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이웃 나라 중국에서 열렸던 2008 베이징 올림픽의 뜨거웠던 열기가 세월 가는 것을 잊게 하였다. 이번 올림픽은 아시아의 거대한 힘을 느끼게 하였다. 그리고 금메달 13개로 세계 7위에 우뚝 선 우리나라 선수들이 무척 자랑스럽다. 올림픽 기간 내내 온 국민이 혼연일체가 되어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하였고 또 승리 소식에 함께 기뻐하였다.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지속적으로 쏟아진 금메달 소식은 현실의 근심과 걱정들을 잊게 만들었다.

올림픽에서 본 열정과 응집력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우리 국민의 강한 열정과 응집력을 다시 한 번 세계 만방에 보여주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들의 강한 집단적 열정은 큰 장점이자 동시에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나라가 산업화, 민주화를 거쳐 선진화로 진입하는 기적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던 중요한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지만, 주변 분위기에 휩싸여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예컨대 온 국민이 하나가 되었던 2002 한일월드컵은 우리나라의 위상을 세계에 더 높이는 계기가 되었지만, 동시에 당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는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라는 불명예를 안기기도 하였다.

집단중심의 뜨거운 열정은 강한 결속력과 추진력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개인의 다양성과 특수성을 쉽게 용납하지 않는 획일적 평등주의를 조장하기도 한다. 모든 국민들이 10년 전에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을 모았고, 지난해에 태안반도 해안가의 검은 기름을 제거하기 위해 자원봉사를 한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우리의 큰 자랑거리이다.

하지만, 아직도 개개인의 다양성과 특수성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부족하여 흑백논리가 횡행하는가 하면 비합리적인 '편 가르기'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특히 교육 분야에 만연해 있는 획일적 평등주의는 세계 수준의 인재 양성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 중 하나는 개인 간의 소질과 특성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수영의 박태환이나 역도의 장미란 등 금메달을 딴 모든 선수들의 소질과 특성이 서로 다르며, 종목별로 선수를 선발하고 양성하고 훈련하는 방식도 서로 다르다. 아울러 국경 없는 무한 경쟁의 세계화 시대에 경쟁 대상은 한국이나 아시아가 아니라 전 세계이고, 또 날이 갈수록 국가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만큼 각 종목의 특성에 따른 전문적인 선발 및 양성과 훈련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올림픽과 같은 스포츠분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국방, 외교 등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이다. 세계 평화를 표방하면서 각국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었던 올림픽 기간에도 러시아와 그루지야 간에 전쟁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또한 소비자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었으며, 세계 곳곳에서는 자연재해로 인해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기도 하였다.

교육에도 전문화로 경쟁력을

이처럼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나라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해 선진 일류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스포츠분야에서뿐만 아니라 각 분야에서 세계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인재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의 교육체제는 더욱 자율화ㆍ다양화ㆍ전문화ㆍ특성화ㆍ세계화되어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소질과 특성을 최대한 실현시킬 수 있도록 교육내용과 방법이 개별화되어야 한다. 개인 간의 다양한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에 따른 전문화ㆍ특성화된 교육이 제공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지금까지 보여준 우리 국민의 강한 집단적 열정을 합리적 지성으로 승화시켜서 획일적 평등주의를 넘어 개방적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선진 일류국가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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