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에는 드라마가 있고, 스토리가 있고, 주옥 같은 대사가 있다. 진한 땀과 열정의 부딪힘 속에서 씌어진 말들이기에 더욱 생생하다. 지난 17일간 베이징에서 건너온 말들을 모았다.
"너무 많은 피를 뽑았다. 100m를 하기도 전에 앙상해지고 말 것이다."(아사파 파월)
도핑 검사를 네 차례나 받은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며. 정말 그 때문이었는지 남자 육상 100m 금메달 후보였던 아사파 파월(26ㆍ자메이카)은 5위에 그치고 말았다. 이번 대회는 올림픽 역대 최다인 4,500회의 도핑 테스트를 실시했다.
"수영장의 물은 선수의 나이를 알지 못한다."(다라 토레스)
여자 계영 400m 은메달을 딴 뒤 10대 선수와 경쟁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2번의 은퇴, 3번의 복귀 끝에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다라 토레스(41ㆍ미국)는 나이를 잊은 투혼으로 은메달 3개를 목에 걸어 올림픽 수영 사상 최고령 메달리스트로 기록됐다.
"많은 돈을 내고 온 관중은 쇼를 원한다. 나는 그들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유세인 볼트)
"다른 선수들을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하다"는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비판에 반박하며. 남자 육상 3관왕 유세인 볼트(22ㆍ자메이카)는 뛸 때마다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는 괴력 뿐 아니라 괴짜 같은 언행으로도 연일 화제였다.
"나에게 다리가 하나 뿐이라는 것은 장애가 아니다."(나탈리 뒤 투아)
여자 마라톤 수영(10㎞)에서 16위로 골인한 뒤. 7년 전 교통사고로 왼 무릎 밑부분을 절단하고도 도전을 멈추지 않은 나탈리 뒤 투아(24ㆍ남아공)는 이번 대회의 진정한 승자로 남았다.
"어떤 일을 꿈꿀 수 있다면, 그 일은 반드시 이룰 수 있다."(마이클 펠프스)
전인미답의 올림픽 8관왕이 된 뒤.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수영을 시작한 마이클 펠프스(23ㆍ미국)는 중학교 때 선생님으로부터 "너는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용대가 받아준다면 열심히 해서 런던까지 함께 가고 싶다."(이효정)
배드민턴 혼합복식 파트너 이용대(20)가 "효정 누나와 계속 호흡을 맞추고 싶다"는 말에 화답하며. 7세 연상 이효정(27)의 말은 전국 누나들의 마음을 대변한 것이었다.
"째려보면 어쩔건데?"(김경아)
여자 탁구 단체전 일본과의 3ㆍ4위전에서 히라노 사야카와의 단식 대결 도중에. 경기 내내 혼잣말로 중얼거렸던 김경아(31)는 경기 후 "히라노는 시선으로 기를 뺏는 스타일이라 거기에 지지 않기 위해 자기 최면을 걸었다"며 혼잣말의 내용을 밝혔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을 꼽으라면 핸드볼 태극 여전사 14명을 꼽겠다."(임영철 감독)
노르웨이와의 준결승전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28-29로 패한 뒤. 어려운 상황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몸을 던지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의 모습은 그들 뿐 아니라 온 국민들의 가슴에도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아로새겼다.
"러시아의 엉덩이를 걷어차겠다."(제니퍼 스투친스키)
여자장대높이뛰기의 최강자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겠다며. 하지만 말이 앞섰던 스투친스키(26ㆍ미국)는 경기 후 이신바예바에게 "이제 자신의 위치를 알았을 것"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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