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는 양궁이고, 학교에서 필수 과목으로 양궁을 배운다. 수천명의 후보 선수 가운데 선수를 선발하여 올림픽에 내보낸다."
신화나 전설에는 여러 겹의 거짓이 덧대어지기 마련인 모양이다. 신화적 존재가 된 한국 양궁에 대해 외국 언론들의 오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양궁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 개인전 7연패에 실패하긴 했지만, 단체전 금메달 2개를 비롯해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지는 21일 전통적 강세 종목에서 선전한 팀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양궁을 예로 들었다. 호주의 양궁 선수 알렉산드라 피니는 인터뷰에서 "한국은 학교에서 모두 양궁을 배우기 때문에 선수층이 매우 두껍다.
다른 나라는 수백명의 후보 중 선수를 뽑지만 한국은 후보 선수 층이 수천명"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의 양궁은 호주로 치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호주 풋볼'과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 선수 셋을 차례로 꺾고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딴 중국의 장주안주안 역시 이를 사실로 믿고 있다. AFP통신은 20일 차이나데일리의 보도를 인용, 장주안주안이 "한국이 오랫동안 양궁을 석권하고 있는 것은 탄탄한 대중적 기반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장주안주안은 또 "한국 아이들 사이에서 양궁의 인기가 매우 높다"면서 "나의 금메달을 계기로 중국도 한국처럼 양궁을 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밝혔다.
현실은 초라하다. 대한양궁협회에 등록된 양궁 선수의 숫자는 341개팀 1,473명. 그나마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모두 합한 숫자가 이렇다. 고등학교와 대학교, 일반부 선수 숫자는 500여명에 불과하다.
다니는 학교에 양궁부가 없다면 사실상 양궁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없다. 관중이 많은 프로 야구장과 한강변을 찾아 다니며 훈련을 할 만큼 무관심 속에서 활을 당긴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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