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4~6월) 2인 이상 전국가구의 월 평균소득은 325만원으로, 물가상승분을 감안하면 1년 전에 비해 겨우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월 평균소비지출은 219만원으로 1년 전보다 4.6% 증가했으나 물가영향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오히려 0.2% 감소했다. 이처럼 고물가로 인해 실질소득은 정체되고 소비가 위축되는 등 서민의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현실이 통계청의 '가계수지 동향'자료에서 다시금 확인됐다.
기록은 여기서 머무르지 않는다. 소득에서 세금과 공적연금ㆍ사회보험 등을 제한 가처분소득으로 소비지출액을 나눈 평균소비성향은 올 2분기에 77.5%에 그쳐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또 전국가구의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통계작성 이후 최대인 7.46배로 나타나 소득분배가 날로 악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앞날에 대한 불안으로, 혹은 소득이 줄어 서민층은 지갑을 더욱 닫는다. 이로 인해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지면 서민층이 한층 고통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명박 정권 출범 6개월의 경제성적이 낙제점임을 다시 보여준 이 자료가 나온 어제, 정부는 위기관리 대책회의를 열어 '추석 물가 및 민생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차례상을 준비하면서 느낄 실망감과 배신감을 줄여보자는 의도일 게다. 정부는 25일부터 내달 12일까지 쌀 무 사과 돼지고기 등 16개 주요 농축산물과 이ㆍ미용료 목욕료 등 5개 개인서비스요금 등 21개 품목을 집중 관리하고 체불근로자에 대한 생계비 대부를 700만원까지 확대하며 긴급 경영안정자금 등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책을 추석 전에 추진키로 했다
이런 임기응변식 정책이나마 차질 없이 추진된다면 추석맞이 부담이 조금이라도 덜어지겠지만 늘 그렇지 못했던 것이 과거 경험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이런 식의 '이벤트성 처방'이나 "1년만 참자"는 정치성 호소가 아니다. 고유가와 촛불시위 등에 책임을 돌리며 6개월 동안 경제시계를 과거로 돌린 정권이 어떤 길로 달려가 어떤 성과를 거두겠다는 것인지 구체적 프로그램을 내놓고 심판 받으라는 것이다.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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