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의 꿈이 무너지다, 일본 대표팀 한국에 설욕 못해.'
22일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 한일전을 '숙명의 대결'이라며 주목하던 일본 언론들은 일본 대표팀이 8회말 연속 실점하며 패배하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를 생중계한 TBS 스포츠 캐스터는 2대 2의 팽팽한 긴장이 8회 말 이승엽의 2점 홈런으로 깨진 뒤 결국 일본이 9회초 점수를 만회하지 못하고 끝나자 격앙된 목소리로 "일본, 한국에 졌습니다"를 연발했다.
캐스터는 "예선 때처럼 2점을 먼저 땄다가 역전패 당했습니다"고 아쉬워했고, 해설자 역시 "이만한 일본의 대표선수가 모여 경기를 했는데도 졌다는 건 올림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합니다. 눈물 머금고 엄혹한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응원하던 일본 팬들은 주저 앉아 말을 잊었고, 그 중에는 충격을 이기지 못해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안은 남성, 그라운드를 보고 선채로 눈물을 흘리는 여성도 있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전했다.
지지(時事)통신은 "일본 대표팀이 금메달을 놓쳤다. 아시아의 라이벌 한국에 통한의 연패를 당해 일본 야구팬들의 꿈은 베이징에서도 무너지고 말았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호시노 센이치(星野仙一) 감독은 취임 이후 '금메달이 아니면 필요 없다'고 말해왔다"며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야구는 정식 종목에서 빠지기 때문에 마지막 금메달 기회일지 모르는 베이징에서, 결승전서 싸울 기회조차 놓치고 말았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특히 과거 올림픽 야구는 프로 선수 참가에 제약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제약을 받지 않고 구성된 최강의 일본 대표팀"임에도 불구하고 "은메달도 따내지 못한 결과는 굴욕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 충격은 일본 야구계를 무겁게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팀에 책임을 추궁했다.
호시노 감독은 경기 종료 직후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굳은 표정으로 "투수들이 잘했기 때문에 이렇게 간단히 점수를 뺏길 줄은 생각치 못했다"면서 "(8회에)2점 정도로 막았으면 했는데 죄송스러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도쿄=김범수 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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