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 신축으로 일조권이 침해 당한 사실이 인정될 경우 손해배상액은 얼마나 될까.
법원은 최근 판결을 통해 일조시간이 4시간 이하로 떨어졌을 경우에 한해 일조량이 1시간 감소할 때마다 건물 가치가 1%씩 하락하는 것으로 산정했다. 10억원짜리 건물에 비치는 햇빛이 4시간 이하로 떨어졌을 경우 시간당 1,000만원의 배상액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부장 임채웅)는 서울 종로구 숭인동 4, 5층짜리 연립주택 거주자들이 주택 인근에 지어진 고층 아파트단지 재개발조합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 같은 일조권 침해에 따른 손배액 산정 기준에 따라 배상금 지급 판결을 내렸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우선 "하루에 최소한 보장받아야 하는 일조시간은 4시간이며, 그 이하로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만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리고 통상적인 감정결과에 따라 일조권이 완전히 침해당했을 경우(동짓날 기준 8시간 일조량 감소)의 집값 하락율을 8%로 정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전제 아래 "배상액은 기존 집값에다 최소 일조시간 4시간이 보장되지 않았을 때 발생하는 4%의 하락률, 4시간 가운데 일조 침해 시간의 비율 등을 곱한 액수가 된다"고 밝혔다. 4시간의 일조권을 상한으로 할 때 일조량이 줄어든 시간당 집값의 1%를 배상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재개발조합은 연립주택 주민들 중 최소 4시간 일조권을 보장받지 못한 주민 10명에게 300~73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세입자에 대한 일조권 손해배상도 인정했지만, 일조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위자료도 지급하라는 주민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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