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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베이징올림픽 이후 우리가 지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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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베이징올림픽 이후 우리가 지향할 것

입력
2008.08.24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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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는 꺼졌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지향했던 베이징 올림픽이 열전 17일을 끝내고 24일 막을 내렸다. 올림픽은 역시 올림픽이었다. 개최국 중국에 대한 숱한 오해와 편견, 우려와 반발도 올림픽의 환회와 감동 속에 녹아 버렸다. 60억 지구인들은 연일 '각본 없는 드라마'에서 인종과 국가, 종교를 초월한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을 확인했다.

그 속에서 '스포츠 코리아'는 빛났다. 목표를 초과 달성해 사상 최다 수확을 거둔 13개 금메달 숫자 때문만은 아니다. 메달마다 담긴 의미가 남달랐고, 목표를 위해 흘린 선수들의 땀과 눈물이 값지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우승으로 한국 수영 올림픽 도전 44년 만에 새 장을 열었고, 장미란은 세계 여자 역도에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을 세웠다.

남녀 양궁 단체전과 태권도 4체급 석권은 우리가 '주몽의 후예'이자 '태권도의 종주국'임을 다시 확인해 주었다. 한판승 퍼레이드를 펼친 유도의 최민호, 배드민턴 혼합복식의 이효정 이용대, '우생순'의 여자핸드볼과 여자 탁구 선수들도 그랬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야구는 일본에 이어 '아마야구의 지존' 쿠바까지 극적으로 꺾고 마무리를 멋지게 장식했다.

스포츠 코리아의 질적 발전 모색할 때

우리 선수들은 물론 참가자 모두 장했다. 그들은 승리의 조건이 무엇인지 보여 주었다. 성공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음을,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을 때 '기적'은 이루어진다는 것을, 부족하지만 서로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는 것보다 더 강한 힘은 없음을. 그들은 정정당당하고 최선을 다했을 때 패배조차 아름답고 값진 것임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상대를 인정하고 기꺼이 박수를 보내는 용기와 관용이야말로 스포츠맨십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이런 값진 선물을 결코 '한 여름 밤의 추억'으로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중국이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국가와 국민통합, 경제발전을 도모하듯, 우리 역시 그 동안의 반목과 분열을 넘어 이해와 화합으로 새로운 국가발전의 촉매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중 양국의 우호·친화 위해 노력하자

이번 올림픽이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아직도 국가체육주의, 스포츠 엘리트주의에 기울어진 스포츠정책과 방향,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금메달 13개, 세계 7위라는 성적이 곧 한국 스포츠 전반의 수준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의 노력과 생활수준 향상으로 많이 나아졌지만 정부는 아직 참여도가 60% 수준인 국민들의 생활체육에 관심을 더 기울여야 한다. 복싱 레슬링의 쇠퇴, 박태환의 수영 우승, 일본의 육상과 수영에서의 선전에서 보듯, 올림픽의 메달도 생활스포츠에서 나온다.

또 하나의 걱정은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나타난 중국인들의 심각한 반한 감정이다. 그들은 한국과 일본의 야구경기에서 일본을 일방적으로 응원했다. 직접적으로는 자부심으로 준비한 올림픽을 한국인들 일부가 무시하고 비난하는 태도와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지만, 그 뿌리는 깊다. 정부와 국민들은 반한기류를 해소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싫든 좋든 중국은 우리의 가장 큰 시장이자, 더불어 살아갈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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