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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는 끝났다… 민생고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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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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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올림픽의 열기가 지나간 자리에 다시 싸늘한 경제 현실이 엄습하고 있다. 꺾일 줄 모르는 물가 상승세에 금리마저 덩달아 뛰면서 지출은 갈수록 늘어난다. 예금ㆍ주식ㆍ부동산 등 가계의 자산가치는 오히려 떨어져 그나마 ‘믿는 구석’마저 사라져가는 상황. 이런 경제 3중고(고물가ㆍ고금리ㆍ자산가치 하락)는 서민ㆍ중산층의 소비 위축을 가져와 국내 ‘경기 침체 악순환’의 우려를 높이고 있다.

3%가 유지 목표(한국은행 중기목표)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7%선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 시기를 분산하고, 기업들의 상품가격 인상을 억제하도록 유도해 ‘6% 안 넘기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5~7월 사이 초고유가 상황에서 들어온 수입 원자재 가격은 아직 소비자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중순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했지만 그 폭은 크지 않으며 오히려 6월과 7월 높은 가격에 수입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8월 소비자물가는 7%선에 육박하거나 7%를 뚫고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는 7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0.6%, 12.5% 폭등했다.

여기에 최근 달러 당 1,060원 선을 넘어선 원ㆍ달러 환율은 수입단가를 끌어올려, 유가하락의 효과마저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 환율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0.07%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한달 반 만에 60원이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이미 0.42% 포인트의 물가상승 요인이 나타난 셈이다.

치솟는 금리는 예금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대출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예금금리는 올랐지만 더 많이 뛴 물가 상승률 탓에 실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현재 시중은행들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연 8%대 이르며 고정금리는 연 10%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산 사람들이 이자부담에 허덕이고 있고 집 없는 서민들은 길거리로 나앉을 판이다.

결국 임금은 제자리인데 물가와 이자부담이 뛰면서 실질소득은 뒷걸음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2분기 전국 가구의 실질소득은 1분기(341만5,000원)보다 4.8% 감소했다. 2분기에 소득보다 지출이 많았던 적자가구의 비율은 전체의 28.1%를 기록, 작년 2분기(27.8%)보다 증가했다.

그나마 가계의 안전판 역할을 해 주던 예금, 펀드,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치의 하락은 중산층과 서민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투자금액(직접투자+간접투자)은 350조4,0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13조원 줄었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주말 1,500선 아래까지 고꾸라진 결과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값은 올 6월말 이후 줄곧 하락세를 기록하다가 지난 주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8주 만에 겨우 하락세를 멈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득 감소와 자산가치 하락이 ‘실질구매력 저하→소비감소→내수침체’의 악순환을 불러온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 달 한 온라인교육 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의 80%가 가계 경제를 구조조정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답했고, 외식비(30.2%), 문화 및 여가활동비(19.5%), 교육비(18.6%) 등의 순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경제 주체들은 자산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면 미리 소비에 나서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앞서 소비를 줄이게 된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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