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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誌 "오바마는 5색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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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誌 "오바마는 5색 거울"

입력
2008.08.2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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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5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흑인 치유자 풋내기 급진주의자 그리고 미래의 얼굴이 그것이다."

미 시사주간 타임은 최신호(9월1일자)에서 28일 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될 오바마 의원의 진면모를 5가지로 분류해 심층 분석했다. 타임은 "말수가 적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 보다는 다른 사람 의견을 경청하는 편인 오바마의 성품이 오바마의 정체성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오바마는 대중을 이끌기 보다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한 곳에 모으는 거울 같은 타입"이라고 평가했다.

흑인

타임은 사춘기와 청년시절 적극적으로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던 오바마는 이제 더 이상 '흑인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인종의 한계성을 넘어선 그냥 '대통령 후보'로 스스로를 자리매김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오바마의 태도는 흑인사회의 주요 지도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제시 잭슨 목사는 "시건방진 오바마의 코를 납작하게 하고 싶다"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오프라 윈프리, 덴젤 워싱턴, 타이거 우즈 같은 성공한 흑인들을 보고 자란 신세대 흑인들은 오바마의 메시지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치유자

오바마는 "흑인집단에서도 백인집단에서도, 빈민가에서도 하버드대학 학생모임에서도 늘 소속감을 얻을 수 없었다"며 "그래서 타인에 대한 보편적 신뢰의 필요성을 확신했다 "고 회고했다. "흑인과 백인의 공존, 시카고 빈민가와 하버드대학 법대의 교류, 무슬림과 서구문화의 조화" 같은 어려운 과제에 대해 오바마는 자신이 그것이 가능하다는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 반대자들은 그의 이런 자세에 불신감을 나타낸다. 방송 진행자인 보수주의자 러시 림보는 오바마를 언급할 때 늘 이름 대신 "메시아"라고 부르며 비아냥댄다.

풋내기

미 유권자들은 대통령 감으로 주지사나 군장성 같은 경력을 선호한다. 힘든 시기에 결정을 내리는 경험을 했으며, 조직을 이끄는 능력이 검증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오바마는 높은 점수를 얻기 힘들다. 하지만 동료 의원들은 그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법안을 추진할 때 협박과 감언이설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화당 의원들도 감탄했다고 증언한다.

급진주의자

오바마에게 쏟아지는 가장 강력한 의심은 그가 한때 공산주의를 신봉했던 좌파라는 것과 위장한 무슬림이라는 것이다. 오바마는 "마르크스주의자인 프란츠 파농의 책을 읽고 관련 학회에 참석한 적이 있지만, 동시에 우파 경제학의 대부 밀턴 프리드먼과 프리드리히 하이예크의 책도 읽었다"며 "나는 항상 극좌와 극우파의 교조적 주장에 회의적"이라고 해명했다.

미 유권자의 12%는 여전히 그가 무슬림이라고 믿고 있다. 이에 대해 오바마 측은 "반대주의자는 오바마가 흑인 극단론을 주장하는 목사의 제자라고 비난했다가 다른 자리에서는 무슬림이라고 말한다"며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요구했다.

미래

찬반 입장을 벗어나 1960년대 반전운동과 히피 문화에 깊이 영향을 받은 미국 정치가들은 지금도 그 시대의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큰 정부냐, 작은 정부냐', '좌파냐 우파냐' 같은 낡은 잣대로 편가르기를 하고 있다. 60년대 겨우 초등학교를 다녔던 오바마는 여기서 자유롭다.

오바마를 좌파로 분류하지만, 총기소재 자유나 전자 감시망 강화 같은 주제에 숨김 없이 찬성입장을 밝힌다. 그가 선거운동에 인터넷을 본격적으로 활용해 선거 판도를 뒤흔든 최초의 정치가라는 점도 그가 미래 지향적 정치가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타임은 평가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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