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 바그다드를 공략한지 벌써 5년이 지나고있다. 이곳 다마스커스에서는 오늘도 가족을 잃은 이라크 난민들의 슬픔이 계속되고있다. 그들을 도와주고자 미국의 한 민간단체인 'Middle East Fellowship'을 통해 난민 돕기 활동에 참여했고 시리아에서 만난 이라크인들을 통해 그들의 아픔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2008년 4월 UNHCR의 자료에 의하면 총 470만명의 이라크 인구가 전쟁의 위험으로 거주하던 지역을 떠났고, 이 중 200만명 이상이 가까운 아랍국가로 이주해 살고있으며-주로 시리아 혹은 요르단-나머지 270만명은 이라크내 다른 지역으로 옮겨 살고있다.
시리아는 아랍국가 중 유일하게 3개월 체류비자를 무료로 발급, 이라크인들의 입국을 쉽게 해준 국가로 시리아내에 이라크 난민들의 거주촌이 따로 형성될 정도로 많은 이라크 인구가 상주하고 있다. 그러나 증가하는 이라크인들의 이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고, 관련 문제들이 발생함에 따라 지난 해 9월부터 이라크인의 입국 숫자를 제한하고있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국가들에 비해 비자가격이 훨씬 낮고(USD 50), 감정적 거리감이 상대적으로 가까운 시리아로 이라크인들이 몰리고있다. 이곳에서 만난 이라크 학생 아부 아비다(20세ㆍ 석유공학 전공)에 따르면 가족과 떨어져 사는 학생들의 경우 부모님은 이라크에 남아 각지에 뿔뿔이 흩어진 자녀들 학비를 보내주는 경우가 많다.
가족들이 모두 함께 이주한 경우 이라크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연금 등으로 살아가거나, UNHCR에 난민등록을 한 경우 국제기구 보조금에 의지한다. 이라크인의 신분으로 시리아에서 합법적으로 일이 가능한 사업가, 교수, 의사 등이 아닐 경우 불법 일자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실업률이 높으며, 이는 시리아내의 높은 실업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전세계적으로 급등하는 유가와 식료품비로 인해 난민들에게 전해지는 국제기구의 정해진 기부금으로는 모든 이들에게 최소한의 생활도 보장하지 못하고있다.
분명한건, 미국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이라크인들은 난민의 처지로 전락해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부시 정부를 증오하고 오히려 사담 후세인 정권의 바그다드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루 속히 바그다드를 복구시키고 세계로 떠도는 이라크 난민들이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라크를 정상화시키도록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
곽미강ㆍ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 중동학 석사과정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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