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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부모 노린 보이스피싱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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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부모 노린 보이스피싱 기승

입력
2008.08.2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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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 아들을 유학 보낸 성모(52)씨 집으로 지난 13일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 속 남자는 "캐나다에서 당신 아들을 납치했으니 3,000만원을 입금하라"고 협박했다. 또 마치 아들인 것처럼 "시키는 대로 해요"라며 울먹거리는 목소리도 들려줬다.

성씨는 바로 아들에게 확인 전화를 걸었으나, 휴대폰이 고장 나 연결되지 않았다. 성씨는 다행히 토론토 영사관의 경찰 주재관 도움으로 아들이 무사한 것을 확인, 사기단의 협박에 넘어가지 않았다.

자녀를 해외로 내보낸 부모만을 골라 '아이를 납치했다'며 거짓 협박전화를 거는 신종 보이스 피싱(전화금융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주의가 요구된다.

20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이런 보이스 피싱이 4건이나 신고됐는데, 갈수록 그 수법이 대담해지고 있다. 이들은 유학 간 나라와 지역까지 정확히 알고 협박할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전화한 것처럼 발신자 전화번호를 조작하고 있다.

특히 통화 중 가짜 자녀를 등장시켜 울부짖거나 "엄마, 이 사람이 시키는 대로 해"라는 목소리를 들려줘 불안감을 조성한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 보이스 피싱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자녀 휴대폰은 물론이고 현지에서 가깝게 지내는 친구 등의 연락처도 알아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지난 6월 호주에서 연수 중인 딸을 납치했다는 협박을 받은 곽모(50)씨는 딸이 전화를 받지 않자, 급한 마음에 600만원을 송금했다.

경찰 관계자는 "울부짖는 목소리를 들려주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미리 확보한 현지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속아서 돈을 이체했다면, 거래 은행에 즉시 지급정지 신청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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