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산하 공기업 기관장 인사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MB맨 낙하산 인사 비난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문성도 전혀 없는 인사가 주요 기관의 감사로 잇달아 선임되는가 하면 일부 기관의 경우 무리한 사퇴종용이 적지않은 잡음을 낳고있다. 특히 공기업도 아닌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에 MB캠프에서 활약했던 인사를 앉히기 위해 실적도 좋고 임기를 2년이상 남긴 현 사장을 물러나도록 함으로써 '지나친 낙하산 인사'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KAI는 19일 주총에서 김홍경 전 산자부 차관보를 신임 사장에 선임했다. 김 사장은 정부를 떠난뒤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을 거쳐 2006년4월까지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역임하다 이후 이명박 캠프에 합류했다. 당 선대위 중기위원장과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2분과 상임자문위원을 지낸 전형적인 MB캠프 인사.
최근 김사장은 가스공사 사장에 공모했었으나 심사 과정에서 선임되지 못했고 이 시점에 정부가 나서 KAI 정해주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MB맨 김사장을 위해 공기업도 아닌 일반회사의 사장까지 사퇴시키는 무리수를 둔 것.
문제는 정 전 사장의 경우 임기가 2010년10월로 2년 이상 남아있었던 데다 경영 실적도 우수한 주식회사의 최고경영자(CEO)였다는 점이다. KAI는 1999년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대우중공업의 항공사업 부문 '빅딜'을 통해 출범한 회사로 이들 세 회사가 주식의 70%, 나머지 30%를 산은이 갖고 있는 주식회사이다. 특히 정 전 사장은 8,000억원이 넘던 KAI의 부채를 1,000억원대로 낮췄고 지난해엔 처음으로 순이익을 냈다.
그는 또 우리 손으로 만든 기본훈련기 KT-1을 터키 정부에 공급하는 5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킨 데 이어 4년 이상 직접 공들여온 국내 최초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수출건도 성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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