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들의 기록을 가치에 따라 등급을 매기면 퍼펙트게임>노히트노런>완봉승>완투승 순서. 시원한 초가을 바람에 투수들이 힘을 냈을까. 대기록 4개 중 3개가 한꺼번에 쏟아졌다.
충암고 왼손 에이스 정용운(KIA 2차 2순위 지명)이 20일 수원구장서 벌어진 제38회 봉황대기전국고교야구대회 경동고와의 2회전에서 6과3분의1이닝 노히트노런(2볼넷 8탈삼진)을 기록하며 9-0, 7회 콜드게임승을 이끌었다. 정용운은 아웃카운트 2개만 더 잡으면 ‘7이닝 노히트노런’을 인정 받을 수 있었지만 1년 후배 이정훈에게 마운드를 양보했다.
롯데의 2차 1순위 지명을 받은 순천효천고 우완 진명호는 9이닝 3피안타 7볼넷 1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또 군상상고 우완 조보빈은 삼진을 무려 19개나 잡아내며 9이닝 6피안타 무4사구 2실점(1자책) 완투승을 올렸다.
군산상고는 경주고를 3-2, 순천효천고는 공주고를 5-0, 신일고는 부산고를 5-2로 눌렀다. 지난해 우승팀 충암고는 경동고에 9-0, 7회 콜드게임승을 장식했다.
■ 군산상고 3-2 경주고
4회초 우태섭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은 군산상고는 5회 윤석재의 홈스틸로 2-0을 만들었다. 군산상고는 2-1로 쫓긴 6회 장혁의 중전 적시타로 한 걸음 더 달아났다. 경주고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을 노렸으나 군산상고 조보빈을 넘지는 못했다.
■ 순천효천고 5-0 공주고
7회까지 계속되던 0의 행렬은 8회에 깨졌다. 효천고는 8회말 타자일순하며 대거 5득점, 단숨에 승부를 갈랐다. 효천고 임현용과 채은성은 각각 2안타를 치며 공격을 이끌었다. 공주고 선발 조득주는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 충암고 9-0 경동고(7회 콜드게임)
최동환(LG 2차 2순위)이 빠진 경동고는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충암고의 적수가 될 수 없었다. 충암고는 장단 7안타에 4사구 8개, 상대실책 4개를 묶어 편안하게 9점을 뽑았다. 마운드가 흔들린 경동고는 정용운에 눌려 타선마저 침묵, 수모를 당했다.
■ 신일고 5-2 부산고
신일고는 2-2이던 5회말 이제우의 1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더니 7회 김동영의 우월 2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부산고는 결정적인 순간 실책을 4개가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졌다.
수원=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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