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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속가능 에너지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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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속가능 에너지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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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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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에너지 분야의 이론가들에게는 거대한 실험장과도 같다. 불가능했던 모든 상상들이 이 유가 150달러 시대에는 가능한 것이 되었다. 과연 유가가 모두의 상상을 깨고 200달러까지 가는 전대미문의 일이 벌어질 것인가, 아니면 투기적 장세가 마감하고 70~80달러라는, 그래도 여전히 고유가인 상황으로 돌아갈 것인가, 아니면 150달러를 전후한 이 정도 상황에서 소위 박스권을 형성하면서 안정화될 것인가?

다국적 기업의 주식가격도 이 정도로 변하면 국민경제에 대한 예측과 대응에 대한 얘기가 나올 법하니, 이런 엄청난 유가의 변동 속에서 수많은 흐름들이 생겨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불과 10년 전, 고유가의 기준이 35달러였던 것을 상기해보며, 정말로 현기증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숫자 하나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10조원'이라는 예산 규모인데, 촛불 집회로 코너에 몰렸던 청와대에서 민심 대책으로 세금환급이라는 장치를 일종의 민심대책으로 쓰겠다고 한 돈의 예산이 대략 10조원 정도 된다. 재생가능에너지에 들어가는 예산이 아직 1조원을 넘지 않은 상황에서, 10조원이 이렇게 그냥 허공에 뿌려진다고 생각하면, 뭔가 조금 더 근본적인 변화를 기획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보게 된다.

현재의 내 생각으로는, 급격하게 무너지던 달러 약세가 어느 정도 안정되고, 국제적인 경기 침체도 어느 선에서 균형을 찾게 되면, 대체적으로 유가는 100불 수준에서 장기평균을 찾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 정도도 한국 입장에서는 비상수급 대책이 필요한 수준인 것은 맞다. 그렇다면 국민들의 에너지 소비패턴이 일시에 변하게 되거나,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 것인가?

최근 몇 개의 조사를 보면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명확해지는데, 약간 정성적으로 표현하면 현재 20대의 '엔트리 카', 즉 처음 사는 차가 소나타급이고, 10대 운전자의 '엔트리 카'가 그랜저급이라는 것을 보면 이런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쉽게 에너지 전환이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다. 오랫동안의 통계치로 보면, 유가가 올라가는 효과는 짧으면 2주, 길면 한 달 정도인데, 견딜 수 없이 유가가 오르더라도 한달이 지나면 어느 정도는 운전자들이 여기에 적응해서 다시 예전의 운전패턴으로 돌아가게 된다.

150달러 수준에서도 운전패턴 혹은 주행거리가 획기적으로 줄 것인가?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에너지 절약에 대한 홍보와 구조적 전환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노력을 해야겠지만, 어쨌든 한국에서 에너지는 일종의 특수재라서 가격에 따른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잘 적용되지 않는다. 20대의 '엔트리 카'가 소나타급인 현상,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결국 그러다보니, 문제는 에너지 원별 경쟁 그리고 '지속가능성'이라는 질문에 귀착하게 된다. 환경친화적이며 자연에서 에너지를 얻는다는 의미의 지속가능 에너지는 한 마디로 '비싼 에너지'이다. 풍력, 태양광 혹은 조력과 같은 에너지들은 단가면에서 비싼 에너지인데, 유가 100불을 넘으면서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는 않다. 에너지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질문은 한 가지로 집중된다.

석유, 그리고 마찬가지의 고갈성 자원인 원자력의 비중을 높일 것인가, 아니면 10조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해서 풍력ㆍ태양광ㆍ조력과 같은 무한 에너지인 지속가능 에너지의 비중을 높일 것인가. 또한, 같은 지속가능 에너지 중에서도 풍력이나 태양광보다 양과 질 양면에서 월등히 경제적인 해양에너지인 조력이 속히 개발되도록 적극 노력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가 선택해야 할 정책적 대안은 어쩌면 너무나도 명확해 보인다. 정부가 장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하면 좋겠다. 10조원을 그냥 뿌리지 말고, 근본적인 전환에 사용하기를 희망한다.

우석훈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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