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앙리 조쎄랑 세계식량정보국장이 19일 올해 북한의 곡물 수확량이 최대 350만톤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은 지난해보다 곡물 생산이 약 50만톤 줄어들어 식량난이 심화할 전망이다.
6월부터 3주간 북한 식량 상황을 조사한 조쎄랑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8월에 폭우가 내리지 않는다 해도 북한의 올해 곡물 생산은 300만~350만톤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생산량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화학 비료 부족"이라고 밝혔다.
남측은 1999년 이후 매년 15만~35만톤의 비료를 북한에 지원해왔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지원이 중단됐다. 농업 전문가들은 비료와 벼농사용 못자리 비닐 지원 중단으로 인한 북한의 식량 생산 타격량이 40만~50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앞으로 북한에 태풍이나 집중 호우가 발생하면 식량 수확량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FAO 예측대로 북한 곡물 생산량이 350만톤에 그친다면 북한 식량난은 어떻게 될까. 일단 전문가들은 북한의 1년치 식량 수요를 520만~540만톤 정도로 추정한다. 부족한 식량이 170만~190만톤 가량 된다는 얘기다.
미국의 대북 식량 지원 물량 50만톤 중 올해 안에 지원되는 30만톤, 중국을 통한 북한의 곡물 수입 물량 20만톤을 합쳐도 50만톤 안팎에 불과해 총 120만~140만톤 정도가 부족할 전망이다.
95, 96년 홍수 피해로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하면서 굶어 죽은 사람이 수천 명 이상 됐을 때 식량 부족분이 80만톤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상황은 심각하다. 남쪽이 매년 40만~50만톤씩 지원하던 쌀 차관이 올해 끊긴 것이 큰 타격이었다.
북한 농업문제 전문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북한이 여름철 이모작으로 수확한 감자 보리 등의 작황도 좋지 않고 9월에 태풍이 분다면 식량 사정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FAO의 분석은 북한 당국의 입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 북한이 식량난을 과장해 보고했을 수도 있다. 또 중국이 대북 식량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 심각한 식량난은 빚어지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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