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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비자금 강타'

입력
2008.08.20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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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陳水扁ㆍ사진) 전 대만 총통의 비자금 사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17일 천 전 총통 자택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거액의 비밀계좌가 추가로 나온 데 이어 그의 비자금 관리에 참여했던 딸이 셰창팅(謝長廷) 전 민진당 주석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천 총통의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18일 폭로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대만 언론들은 19일 천 전 총통의 딸 천싱위가 "아버지는 말하면 안된다고 했지만 이렇게 억울하게 죽을 수는 없다"며 셰창팅, 쑤전창(蘇貞昌) 전 민진당 총통 후보, 천쥐(陳鞠) 현 가오슝(高雄) 시장 등 천 전 총통의 돈을 받았던 민진당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천싱위는 "민진당이 '대만 독립'을 외치지만 돈 없이 선거할 수 있느냐"며 "예전에 우리 아버지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았던 민진당 사람들이 깨끗한 척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만 검찰은 천 전 총통이 막대한 비자금을 만들어 해외로 빼돌린 경위와 함께 대만 내 비자금 사용처를 규명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민진당 전 현직 수뇌부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다.

천싱위의 발언이 나오자 관련자들은 천 전 총통이 자신들의 선거를 위해 애써준 것에 감사한면서도 "절대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천 전 총통의 비자금 규모는 당초 9억 대만달러(300억원)에서 23억 대만달러(690억원)로 커지고, 비자금 조성 등에 관련된 천 전 총통 친인척들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대만 검찰은 특히 천 전 총통의 부인 우수전(吳淑珍) 여사의 친오빠 우징마오(吳景茂)가 천 전 총통이 타이베이(臺北) 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우 여사에게 해외로 돈을 송금할 수 있는 차명계좌를 제공하고, 우 여사가 이 계좌를 이용해 해외로 송금한 사실을 확인, 비자금 조성 및 해외 유출 의혹을 풀어낼 실마리를 찾았다.

또 최초로 제기된 의혹인 2,000만 달러 상당의 천 전 총통 해외 계좌의 명의는 천 전총통의 며느리 황루이징인 것으로 파악됐다. 천 전 총통의 아들 부부는 최근 비밀리에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번 비자금 사건은 부인은 물론 아들 부부, 딸, 처남 등 모든 친인척들이 개입한 비리로 드러나고 있다. 이밖에 2000년, 2004년 총통 선거 등에서 자금책을 맡았던 린원위안(林文淵) 중국 강철 사장, 며느리의 비자금 계좌에 대한 보고를 받고도 수사 하지 않은 예성마오(葉盛茂) 전 조사국장 등 정계 인사와 천 전 총통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농후한 타이신(台新) 금융의 린커샤오(林克孝) 사장, 파이스턴(遠東) 그룹의 쉬쉬둥(徐旭東) 회장 등도 수사선상에 오르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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