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스타 류샹(劉翔)의 기권에 실망한 중국 인민을 달래기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이 눈물 겹다.
차기 국가 주석인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은 18일 류샹에게 "당 중앙 지도자들은 류 선수의 부상을 걱정하며 류 선수가 이른 시일 내에 건강을 회복하기를 바란다"는 위로전문을 보냈다. 시 부주석은 "류 선수의 기권을 모두가 이해할 것이며 속히 부담을 털고 건강을 회복한 뒤 조국에 더 큰 영예를 안겨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은 류샹의 기권에 대한 중국 정부의 공식 유권 해석이자 최종 결론으로 더 이상의 논란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중국인들이 류 선수의 110m 허들 경기 기권에 충격을 받고 그를 거세게 비난하자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정치적 판단이 깔려 있다.
중국 정부는 또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을 통해 "13억 중국인의 기대가 류샹 한 사람의 어깨를 짓눌러서는 안 된다"는 논평을 발표, 여론의 물줄기를 잡았다. 베이징의 조간들도 "인간적인 측면에서 류샹의 기권을 이해해야 한다"는 동정론을 집중 전파했다. 신경보는 사설에서 "류상은 운동기계가 아닌 인간이므로 그를 올림픽 정신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국민의 기대를 잘 알고 있는 류샹이 기권을 선택한데는 그만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며 지금은 그에게 격려와 지지를 보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언론들은 류샹 인터뷰도 내보냈다. 류샹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반드시 재기하겠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류샹, 당신은 아직도 우리의 영웅'이라는 제목의 특집 화보를 실었다. 류샹이 18일 경기장에서 달았던 등번호 1356번이 '13억, 56개 민족으로 이뤄진 중국'을 상징하는 것이어서 그의 부담은 매우 컸다는 등의 보도도 쏟아졌다.
이처럼 일사불란한 중국의 대처는 역으로 중국인의 상심이 매우 크고 류샹의 기권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받아들이는 여론 또한 만만치 않음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류샹을 모델로 쓴 기업들도 "우리는 류샹과 함께 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대체 모델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샹은 지난해 240억원의 광고 수익을 올렸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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