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흘리지 않았다. 그러나 마음 속으로는 울고 있었다.
4년을 기다리며 구슬땀을 흘렸지만 아테네대회에서 '도둑' 맞은 금메달은 끝내 되찾지 못했다. 한국 남자체조의 간판스타 양태영(28ㆍ포스코건설)이 또 다시 비운에 울었다. 양태영은 19일 베이징 국가체육관에서 열린 기계체조 마지막 날 평행봉 결선에서 전체 출전 선수 8명 가운데 7위에 그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비록 앞선 남자단체전과 개인종합에서 부진을 보였지만 자신의 주종목인 평행봉에서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양태영은 지난 14일 열린 남자 개인종합 평행봉에서도 출전 선수 8명 가운데 가장 높은 16.350점을 얻어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그러나 지나친 의욕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금메달을 의식한 듯 양태영의 몸에는 잔뜩 힘이 들어갔고, 착지동작에서 균형을 잃으며 크게 뒷걸음질치는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 결국 양태영은 자신의 평소 점수에 크게 못 미치는 15.650점을 받아 결선 진출 8명 가운데 7위에 그쳤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인종합에서 심판의 오심으로 동메달에 그친 뒤로 정확히 4년째가 되는 날이었다. 아테네 대회 이후 양태영은 슬럼프에 빠진 듯 각종 불운에 시달렸다. 2005년 세계선수권 평행봉에서 손가락 부상으로 메달 꿈을 접은 데 이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선 철봉연기 도중 바를 놓치는 바람에 왼 무릎을 다쳐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잊혀졌던 자신의 이름 석자를 다시 알리기 위해 절치부심했지만 또 다시 행운은 그를 외면했다. 남자단체전에서 최악의 연기를 펼친 양태영은 개인종합에서도 5라운드까지 2위를 달리다가 마지막 안마 종목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범해 8위로 추락했다. 급기야 주종목인 평행봉에서조차 7위로 추락하며 노메달에 그쳤다.
양태영은 경기 후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단체전에서 평소에 안 하던 실수를 한 것"이라며 "집에서 응원을 많이 해준 아내에게 가장 미안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양태영은 "몸이 따라주면 되는 데까지 앞으로도 계속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불굴의 의지를 보였다.
베이징=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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