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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1주년 맞은 한나라당/ 親李·親朴 '아물지 않는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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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1주년 맞은 한나라당/ 親李·親朴 '아물지 않는 상처'

입력
2008.08.2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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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었던 1년 전 8월19일, 한나라당 사람들은 극도의 긴장 속에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12월 대선에 내놓을 후보를 당원 대의원 등 선거인단 18만여명의 투표로 뽑는 날이었다. 이명박 대 박근혜, 유례를 찾기 힘든 격전이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19일 한 당직자는 "벌써 1년이냐? 몇 년은 훨씬 더 된 일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그 후 한나라당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얘기다. 대선과 총선이 있었고,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 지도부도 꾸려졌다. 어찌 보면 한나라당에게 가슴 뿌듯한 승리의 시기였다. 이명박 후보가 대선에서 531만여 표차로 압승을 거두면서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냈고, 18대 총선에선 153석의 과반을 차지하며 승리했다. 하지만 승리의 뒤안길은 씁쓸했다. 주요 마디마다 어김없이 불거진 경선 후유증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경선 승리 후 수락연설에서 "저를 지지했든 하지 않았든 우리는 모두 하나"라고 했다. 박 전 대표도 그날 "경선 과정의 모든 일을 이제는 잊자"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언명과 달리 한나라당은 1년이 지나도 여전히 하나가 되지 못했고, 경선 과정의 일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치열했던 양측 난타전의 결과 벌어진 소송 사태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진행중인 게 있다. '이명박 재산 8,000억원설'로 피소된 곽성문 전 의원에 대한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고, 박 전 대표 비방 기자회견을 도운 정두언 의원의 보좌관은 아직 수배중이다.

겉으로 드러난 송사만이 아니다. 친이 대 친박 갈등구도는 경선 이후 더욱 깊어졌다. 최근 친박 복당이란 물리적 결합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 화학적으로 결합하지 못했다.

이 대통령이 초반 국정운영에서 애를 먹은 데도 기실 그 근원에는 지지세력의 분열이 자리하고 있다. 정치컨설턴트 박성민씨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친박 지지층의 상당수는 여전히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친박 의원도 "이 정부가 성공해야 박 전 대표에게도 다음에 기회가 있다"며 "당의 화학적 결합이야말로 이를 위한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당 화합은 경선 1년을 보낸 한나라당에게 여전한 숙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은 20일 한나라당 지도부 등 당직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 대규모 만찬을 갖고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만찬에는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선출직 최고지도부와 함께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및 정조위원장단 등 100명 안팎의 당직자 전원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또 22일에는 한나라당 사무처 직원 1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다.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당 안팎의 시선은 예민하기만 하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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