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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의 '반한 기류' 비난만 할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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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의 '반한 기류' 비난만 할 게 아니다

입력
2008.08.20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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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경기장 안팎에서 중국인들의 반한(反韓) 정서가 두드러진다고 한다. 중국 관중이 유독 한국 선수를 야유하고, 무조건 우리 경쟁 상대를 응원한다니 예사롭지 않다. 단순히 "이것들이…"하고 버럭 화를 내기에 앞서 연유를 찬찬히 살피는 게 좋겠다. 우리가 부당하게 이웃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베이징의 '반한 기류'는 한국과 일본이 맞붙은 야구와 여자탁구 단체전에서 일본을 일방적으로 응원한 것이 상징한다. 일제 침략 역사에서 비롯된 반일 감정이 우리 못지않게 뿌리깊은 중국 관중이 한국을 편들기는커녕 거꾸로 일본을 성원한 것에 현지 한국인들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나아가 중국인들은 각 종목에서 우리와 대결한 미국 스웨덴 라트비아 온두라스 등을 열렬히 응원했다.

언론도 한국의 선전은 축소, 무시하는 경향이다. 인터넷 상의 반한 정서는 한층 심각한 수준으로 살벌한 내용의 글이 넘친다. 과거 일부 중국인이 편협하고 왜곡된 반한 감정을 드러낸 것과 분명 차이가 있다. 과거와 다른 시각이 필요한 이유다.

이른바 '동북공정' 등의 갈등에 격앙된 민족주의 정서를 표출하는 것은 우리나 그들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번에는 5월 쓰촨(四川) 대지진 참사 때 지각 없는 우리 네티즌이 야비한 비방을 유포한 것이 발단이라고 한다. 이어 SBS의 올림픽 개막식 '비밀' 공개 파문으로 극단적 양상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모호한 경위를 따지기보다 오만한 '중화 민족주의'를 욕하는 게 편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티베트 사태에서 성화 봉송, 베이징의 대기오염에 이르는 온갖 논란과 시비에서 누구보다 중국에 '비우호적' 이었다. 올림픽을 오랜 고난을 딛고 일어선 민족적 성취와 자부심의 상징으로 삼은 중국인들에게 가까운 이웃의 이런 태도가 어찌 비쳤을지 돌아봐야 한다.

질시와 음해에 앞장 선 나라들보다 맹목적으로 뒤따른 한국이 더 미울 것은 당연하다. 저들의 옹졸함을 탓하기 전에 우리의 분별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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