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카약의 올림픽 첫 나들이는 시작부터 끝까지 '나홀로 사투'였다.
국내 카약 간판 이순자(30ㆍ전북체육회)는 10년 넘게 한 우물을 판 끝에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쿼터를 얻었다. 비인기 종목 카약에서의 올림픽 출전은 '무관심벽'을 넘어 얻은 대단한 성과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더 크고 벅찬 난관에 부딪혔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팬과 언론 등으로부터 관심을 받기 마련이지만 이순자는 철저히 외톨이였다. 그가 베이징에 입성했을 때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서포터는 물론 현지적응과 행정적인 부분을 도와 주는 이도 없었다. 경기장 출입이 가능한 AD카드도 배정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려야 했다.
훈련 과정도 힘겨웠다. 이순자가 탈 배는 비용문제 탓에 가져오지 못했고 현지에서 급하게 공수해야 했다. 또 지난해 영입한 헝가리 코치도 통역 없이 깊은 의사소통이 불가능해 홀로 훈련에 매진하곤 했다.
이순자는 19일 베이징 순이올림픽 수상공원에서 열린 여자 카약 K-1 1인승 500m 출발선에 섰다. '눈물의 여정'을 거쳐 힘차게 물살을 갈랐지만 1분58초140의 기록으로 들어온 그는 예선 3조 8명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순자는 조 7위까지 주어지는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07년 수립했던 자신의 최고 기록(1분55초431)만 냈어도 소기 목표로 세웠던 예선 통과는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 과정에서 발생한 갖가지 악재와 열악한 주위 환경을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록 이순자의 첫 올림픽 도전기는 아쉽게 마무리됐지만 희망의 불빛을 밝혔다. 올림픽 참가 계기로 이순자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동시에 세계 정상권과 거리도 좁힐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는 2002년 아시아선수권 카약 K-1 500m 1위에 이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K-2 500m 동메달을 따내며 진일보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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