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새집 냐오차오(鳥巢). 이곳에서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6ㆍ러시아)가 5m05를 날아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신바예바가 18일 밤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열린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조국 러시아에 여덟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이신바예바는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5m04)보다 1㎝ 더 높은 5m05를 뛰어넘었다. 2004아테네올림픽에서도 세계신기록을 세운 이신바예바는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저마다 장대를 들고 높이와의 전쟁을 치를 때 미녀새는 잔디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아테네올림픽 동메달의 주인공 안나 로고브스카(폴란드) 등이 4m55부터 탈락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몸을 풀기 시작한 미녀새는 단 한번에 4m70을 넘었다.
미녀새가 날자 하나 둘씩 탈락자가 속출했다. 총 12명 가운데 이신바예바와 미국의 제니퍼 스투진스키(26)만 남았다. 스투진스키는 11일 "이신바예바의 영광을 빼앗아 러시아의 엉덩이를 걷어차겠다"고 말했던 장본인. 당시 발끈했던 이신바예바와 스투진스키의 일거수일투족에 냐오차오에 모인 9만여 관중은 탄성을 내뱉었다.
이신바예바는 4m70과 4m85를 단번에 넘은 뒤 곧바로 4m95를 신청했다. 미녀새에 도전장을 내민 스투진스키는 4m80에 이어 4m90을 신청했다. 그러나 세 번 모두 실패해 금메달 경쟁은 이신바예바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과연 미녀새가 자신의 24번째 세계신기록을 세우느냐 만이 관심사로 남았다.
러시아 국기가 새겨진 흰 천을 뒤집어 쓴 이신바예바는 두 번의 도전에서 바를 떨어트렸다. 초조해진 이신바예바는 심호흡을 한 뒤 마지막 세 번째 시기에서 5m05를 사뿐히 날았다. 믿기지 않은 듯 함성을 지르던 이신바예바는 공중제비를 돌더니 러시아 국기를 휘날렸다.
베이징=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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